대통령실 요청에 화답…한국노총, 5개월 만 사회적 대화 복귀
한국노총 “노동자의 생존권 지키기 위해 최선”
이정식 장관 “미래 세대 위해 합리적 방안 마련”
경사노위 “근로시간 등 현안 주도적 논의하길”
한국노총이 13일 사회적 대화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이 “조속히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 근로시간 등 여러 현안을 함께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요청하자 화답한 것이다. 고공농성을 벌인 김준영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사무처장이 구속되자 사회적 대화에 불참한다고 선언한지 5개월 만이다.
한국노총은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 “사회적 대화 복귀에 대한 대통령실의 요청에 대해 사회적 대화에 복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노동자대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지난 30년간 사회적 대화를 이끌어 온 한국노총의 노동자 대표성을 인정하고, 노동정책의 주체로서 한국노총의 존재를 인정하라”고 요구했다. 또 김 위원장은 “이것 말고는 아무런 전제조건도 없다. 이제, 선택은 정부의 몫”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노총이 지난 토요일 전국노동자대회에서 국가적 이슈와 시급한 현안에 대해 언제든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하고 협상하겠다고 밝혔다”며 “전향적인 대화 의지를 보여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한국노총은 오랜 기간 우리나라 사회적 대화의 한 축을 책임져온 노동계 대표 조직이다. 그러나 현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석을 중단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한국노총이 조속히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 근로시간 등 여러 현안을 함께 논의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주 52시간제’의 틀을 유지하되,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업종·직종에 한정해 노사가 원하는 경우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현재의 ‘1주’에서 ‘월·분기·반기·연’ 등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노사와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근로 시간 제도는 물론이고, 노동시장 이중구조와 저출산 고령화 등 중요한 노동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사회적 대화 단절은 노사정 모두에게 도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같은 대통령실의 반응에 대해 한국노총은 “김 위원장의 요구에 대한 답변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급격한 산업전환과 기후위기, 저출생·고령사회 문제, 중동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저성장 쇼크의 장기화 등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위기 상황에서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에 복귀해 경제 위기 등에 따른 피해가 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복귀한 데 대해 “그간 사회적 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해 온 노동계 대표 조직인 한국노총의 결정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노사정 대표가 만나 머리를 맞대고 사회적 대화 복원을 위해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 장관은 “미래 세대의 좋은 일자리를 위해 근로시간 제도 개편, 저출산·고령사회 대응을 위한 계속 고용 등 산적한 노동 현안에 대해 노사정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합리적 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해야 한다”며 “변화와 혁신을 위한 사회적 대화는 시대적·국민적 요구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했다.
한국노총이 복귀하게 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사회적 대화 복귀 결정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냈다. 경사노위는 “한국노총이 근로시간 등 시급한 노동현안들을 주도적으로 적극 논의해 나가기를 바란다”며 “노사정이 함께 만나 허심탄회하고 진정성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노동계를 대표해서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에 참여해 왔다. 한국노총은 경찰이 지난 5월 31일 전남 광영제철소 앞 도로에 설치한 7m 높이의 철제 구조물(망루)에 올라 고공 농성을 벌이던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진압하고, 김 처장이 구속된 것을 계기로 사회적 대화 불참을 선언했다. 당시 김 처장은 사다리차를 타고 다가오는 경찰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저항해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김 처장은 지난 3일 보석 석방됐다. 한국노총은 지난 9~10일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벌인 서울 지하철 파업에도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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