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업계 만난 카카오모빌리티… 가맹 체제 개편·수수료 인하 합의점 도출할까
수수료 인하 “과도하지 않다”vs“더 내려야” 입장차
가맹택시 T블루 접으라는 요구도
카카오모빌리티가 13일 택시 단체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한 가운데 양측간 합의점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택시 단체들은 가맹체제 개편과 관련, 카카오모빌리티 측에 가맹 사업 주체 변화와 수수료 인하, 목적지 미표시제 도입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 측이 가맹택시 수수료 등에 대해 일부 양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택시 업계는 보다 실질적인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있어 합의점에 쉽게 도달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부터 서울 강남구 전국택시연합회관에서 전국택시연합회(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류 대표는 간담회에 앞서 “오전 비상경영 회의에서 서비스 관련 여러 우려들을 두고 말씀을 나눴다”며 “원점에서 재검토해 처음부터 다시 만든다는 마음으로 사랑받는 서비스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9일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가맹택시 수수료가 20%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로 기사들이 부담하는 규모는 크지 않다”며 “택시 단체와의 협상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통상 실질 수수료는 택시 매출의 3~4%인 만큼, 글로벌 호출 플랫폼(15~25%)과 비교해 훨씬 낮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류 대표는 간담회를 앞두고 이와 관련해 말을 아끼며, “(이날 기점으로) 회의는 계속될 것이고, 오늘 두 차례 회의가 있을 것”이라며 “여러 의견들을 조율해 빨리 방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최상의 합의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의견을 많이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는 류 대표를 비롯해 안규진 카카오모빌리티 사업부문총괄 부사장과 이동규 부사장 등이 참석했으며, 택시 업계에선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구수영 위원장과 박건수 개인택시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카카오 택시 가맹협의체와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택시 업계는 택시 회사가 별도의 카드 수수료까지 부담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 수수료가 적은 수준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수수료 인하를 위해 우선 택시 업계는 가맹 사업 주체를 바꿔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자회사 케이엠솔루션을 두고 가맹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케이엠솔루션이 가맹택시 운행 매출의 20%를 가맹 수수료로 떼어가고 카카오모빌리티가 제휴 명목의 데이터 활용 및 광고비로 15~17%를 택시기사에게 돌려준다. 택시 업계는 가맹 사업 주체를 택시 단체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택시 단체들이 수수료를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수수료도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택시 업계가 원하는 가맹택시 수수료는 신용카드 수준인 1%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택시 업계의 요구안을 받아들이면 카카오모빌리티 입장에선 수익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목적지 미표시제 도입도 요구사항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는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는데, 호출만 이어주는 일반택시에는 목적지를 표시한다. 택시 업계에선 ‘콜 골라잡기’를 조장하는 목적지 표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 단체는 카카오가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 서비스를 접으라는 요구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밝힌 오픈 플랫폼 추진 등에 대한 논의도 이날 간담회에서 이뤄질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플랫폼 전반의 운영 방식을 전향적으로 바꾸겠다”며 “독과점 논란과 관련해 다른 택시 플랫폼들에게 카카오T 플랫폼을 개방하겠다”고 했다. 또 “택시 플랫폼의 수수료 수준이나 서비스 운영 방식, 수수료 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며 “공공재적 성격이 있는 택시의 특수성을 감안해, 택시기사님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저렴한 수수료 체계를 구체화 및 현실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가 오픈 플랫폼으로 사업 구조를 변경하고 수수료를 내릴 경우 오히려 점유율이 오르고 독점적 지위가 더 굳건해질 것이라는 이야기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모빌리티로 택시기사들이 몰릴 수 있다”며 “모빌리티 플랫폼 회사에 반드시 택시 면허를 활용해 사업을 하도록 한 규제를 완화해야 택시 플랫폼끼리 경쟁하고 궁극적으로도 수수료도 낮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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