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앉기 불편해…임기 끝나는 11개 증권사 CEO들 불안 두근 침울
연말을 앞두고 국내 주요 증권사 CEO(최고경영자)들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는 위기 속에서도 경영 안정이 중요하단 차원에서 대다수 CEO의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연초부터 증권가에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CEO 책임론이 부각됐고 금융당국 징계까지 변수로 등장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10곳의 CEO 11명이 올해 12월부터 내년 3월 중 임기 만료된다. KB증권의 박정림·김성현 사장과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임기가 올해 말까지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과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등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앞서 CEO로선 2020년 라임 펀드 사태로 박정림 사장, 2021년 옵티머스 펀드 사태로 정영채 사장 등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문책 경고인 중징계 처분을 받은 상태다. 금감원은 이들이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금융사 제재는 금감원을 거쳐 금융위에서 결론을 내린다. 금융위는 내부통제 관련 CEO 최종 징계 결정을 사법적 그간 보류해왔었다. 제재 조치 간 일관성, 유사 사건에 대한 법원 입장, 이해관계자들에 미치는 영향 등에 충분히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올 초 금융위에서 논의가 재개됐고 이전까지 증권사들이 사모펀드 피해 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 부각되면서 제재 감경도 점쳐졌다.
이들 말고도 올해 증권업계 상황은 살얼음판이다. 금리 상승과 증시 부진 등 어려운 영업환경에서 부동산 관련 평가손실, 주가조작 연루, 임직원 미공개 정보 이용, 랩·신탁 관련 불건전 영업 관행, PF(프로젝트파이낸싱) 꺾기 의혹 등 업계에 여러 문제가 부각됐다. 각사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들 가운데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등이 CEO 교체 신호탄을 먼저 쐈다.
금융당국은 CEO 내부통제 책임을 거론하며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국회 등 공개석상에서 "금융회사 CEO와 CFO(최고재무책임자)의 반복적이고 중대하고 수용하지 못하는 실패에 대해선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해왔다. 또 실제 금감원은 불건전 영업관행과 관련해 CEO 관심과 책임을 강하게 묻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와 지난해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며 "이전까지 대표 교체 시 혼란이 가중될 수 있어 조직 안정 차원에서 연임 체제를 이어갔지만, 올해는 여러 리스크를 고려하는 추세라 장수 CEO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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