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LG 걱정하는 글 썼던 고교생 오지환, 주장으로 통합우승 눈앞[KS5]

서장원 기자 2023. 11. 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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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5년 전 오지환(LG 트윈스)이 '싸이월드'에 쓴 글이 화제다.

당시 경기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오지환은 '오늘도 LG가 어김없이 졌다. 왜 이리 저조한지내야수가 별로 없는데 내가 저 자리에 있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다. 좀만(조금만) 잘하면 내가 주전을 꿰찰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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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글 재조명…"내가 저 자리에 있었으면 어떨까"
우승 후 '뜨거운 눈물' 예고…"8회부터 감정 올라올 듯"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7회초 1사 1,3루 상황, LG 오지환이 스리런포를 친 후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3.11.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서장원 기자 =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15년 전 오지환(LG 트윈스)이 '싸이월드'에 쓴 글이 화제다.

당시 경기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오지환은 '오늘도 LG가 어김없이 졌다. 왜 이리 저조한지…내야수가 별로 없는데 내가 저 자리에 있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다. 좀만(조금만) 잘하면 내가 주전을 꿰찰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든다'는 글을 올렸다.

8개 구단 체제였던 2008년 LG는 46승80패로 정규 시즌을 최하위(8위)로 마쳤다. 고교생 선수였던 오지환은 LG에 대한 애정과 안타까움을 듬뿍 담아 해당 글을 적었다.

KT 위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리는 13일 잠실 구장에서 만난 오지환은 당시 글에 대해 "글을 적을 때 어떤 감정이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고등학생의 패기였는지 뭔가 모를 자신감이 있었나보다"라며 웃은 뒤 "당시 제 기억에 LG는 지는 것이 익숙한 팀이었다. 그래서 그런 식으로 글을 썼던 것 같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렇게 당찬 생각을 갖고 고교시절을 보낸 오지환은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참가한 마무리 캠프에서 '우물 안 개구리' 현실을 마주했다.

오지환은 "LG에 들어올 땐 내가 야구를 잘해서 온 걸로 생각했는데, 마무리 캠프에서 내 수준이 얼마나 낮았는지를 깨달았다. 1군에서 뛸 준비가 전혀 안 된 선수였다. 그런 저를 염경엽 감독님이나 류지현 감독님, 그리고 서용빈 코치님이 키워주셨고 기회를 많이 주셨다. 그런 경험을 통해 무엇이든 빠르게 인정하는 습관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4차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LG 오지환이 8회초 1사 1,2루에서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23.11.11/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오지환은 '엘린이'(LG 팬 어린이를 부르는 말) 출신이다. 초등학생이었던 2002년 LG와 첫 인연을 맺은 걸 시작으로 열성적인 팬이 됐다.

오지환은 "2002년 한국시리즈 기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당시 충주성심학교 감독님께서 이상훈 선배님과 만나게 해주셨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정말 너무 커서 고개를 치켜세우고 봤었다. 당시에 사인도 받고 사진도 찍었는데,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 나중에 LG에 입단하고 이상훈 선배님을 만나서 그때 얘기를 들려드렸다"고 말했다.

그랬던 오지환은 이제 LG의 주장으로 후배들을 이끌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눈앞에 뒀다. 기분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오지환은 "그동안 함께 뛰었던 선배들이 생각이 난다. 사실 원망도 많이 했다. LG에서 같이 뛰었던 선배들이 하나 둘 팀을 떠나 다른 팀에서 주축이 되는 걸 보면서 '왜 LG에 있을 땐 우승을 못하고 다른 데 가서 잘하나'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이렇게 우승을 앞두니까 그 선배들이 너무 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물론 지금 선수들이 별로라는 건 아니다. 우승을 완성해서 단상에 서게 되면 팬들에게 29년 만에 우승한 멤버들이 여기 있는 30명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오지환은 정규 시즌 우승 트로피 전달식에서 홈팬들에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겠다"고 통합 우승 각오를 다진 바 있다.

LG 주장 오지환이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를 마치고 진행된 LG의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 수여 기념행사에서 팬들에게 한국시리즈에 임하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2023.10.15/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이에 대해 오지환은 "아무래도 울 것 같다. 8회쯤 되면 감정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며 우승 시 감격의 눈물을 예고했다.

시리즈 내내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오지환은 현재 유력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후보다.

그러나 오지환은 "매번 얘기했지만 저는 오직 팀이 경기를 이기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주면 감사하다. 하지만 (박)동원이도 받을 가능성이 있고, 누가 받을지 모르는 거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저 지금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우승을 갈망하는 것 외엔 어떤 것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superpow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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