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낀 건설업계, 대규모 조직개편…'해외·안전·영업' 방점
GS건설·대우건설 대대적 조직개편
대보건설 권오철 신임 대표이사 선임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건설업황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인사 시즌을 맞은 건설사들의 수장 교체와 조직개편이 이어지고 있다. 내년에도 건설경기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위기 대응 태세를 갖추는 모습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각 경영 전략에 따라 조직체계에 변화를 줬다. 13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이달 해외사업과 수주 강화를 중점으로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해외사업단장 직급을 기존 상무에서 전무급으로 격상하고, 전략기획본부 산하의 해외사업단을 최고경영자(CEO) 직속 편제로 조정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디벨로퍼' 도약과 현지화 정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안전이 건설업계의 주요 문제로 부상하면서 현장관리 강화를 위한 조직구조를 구성했다. 대우건설은 '현장 중심 경영'이라는 기조를 바탕으로 관리지원조직을 축소하고 조직간 유사 업무와 중복기능을 개선해 효율성을 높였다. 세심한 현장 지원을 위해 현장관리책임자(PFM) 조직을 사업본부로 소속으로 재편했고, 안전 조직은 지역안전팀 중심의 현장 전진배치를 통해 실질적인 재해예방과 현장 상시지원이 가능하도록 변화를 줬다.
지난 4월 지하주차장 일부가 붕괴된 '검단 아파트' 사태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GS건설은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 기업 쇄신의 의지를 담았다. GS건설은 이번 조직개편에서 전년 대비 3배에 달하는 17명의 신임 상무를 선임하고, 20여 명의 기존 본부장급 조직장들을 대대적으로 교체했다. 또 기존의 틀을 깬 40대 임원의 내부 승진과 외부영입을 통한 젊은 임원으로의 과감한 세대교체 기틀을 조성했다.
사업조직도 개편했다. 그동안 6개 부문, 9개 본부 체제로 분리돼 있던 사업조직과 수행조직을 통합해 10개 본부로 재편했다. 이를 통해 프로젝트 이슈에 발빠르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업의 근간이 되는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 인력을 대거 임원으로 선임해 품질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너 일가가 직접 CEO를 맡으며 경영 일선에 나선다. GS건설은 지난달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허윤홍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GS건설의 신임 CEO 선임은 최근 각종 이슈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세대교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젊은 CEO 선임에 따라 조직의 세대교체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견 건설사 사이에서도 수장 교체 바람이 분다. 대보건설은 지난달 권오철 건축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권 신임 대표이사는 1993년 남광토건에 입사해 공공영업 업무와 현장소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17년부터 대보건설에서 아파트, 대학캠퍼스 등의 현장에서 소장을 역임하고 건축사업본부장을 맡아 왔다.
대보건설 관계자는 "권 대표가 30년간 건설업에 종사하면서 쌓아온 풍부한 경험과 영업 노하우가 조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특히 현장형 경영자로서 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의 경우 지난달 우철식 사장이 경영상 책임을 들어 자진 사퇴하면서 새로운 수장 영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 전 사장은 올해 1월 부사장에서 개발본부·NE(New Evolution) 사업본부 총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9개월여 만에 사퇴를 결정했다.
현재 태영건설 사장은 공석인 상태다. 이달 말 정기 임원인사가 예정돼 있지만 이번 인사에서 신임 사장이 선임될지는 미지수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신임 사장 관련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내년까지 높은 건설 원자재 가격과 고금리 기조, 국내 부동산 시장 약세 등 어려운 사업 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이 각사의 경영 전략을 담아 인사를 단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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