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대박에도 힘 못쓴 조선주···연말엔 순풍 타나

성채윤 기자 2023. 11. 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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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선가 '피크아웃' 우려 고조에
석달새 20%넘게 뚝···ETF도 침몰
한화오션 43%↓고점 대비 반토막
"내년 수익 개선···조정 깊지 않을 것"
한화오션의 경남 거제사업장 전경. 서울경제 DB
[서울경제]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수주를 앞세워 상승 랠리를 펼쳤던 조선주가 ‘피크아웃(실적이 정점을 찍고 둔화하는 현상)’ 우려에 올 8월 이후 20% 넘게 급락하고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내년에는 국내 조선사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말부터 주가 반등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8월 1일부터 11월 10일까지 한화오션(042660)의 주가는 42.94% 급락했다. 올해 고점을 기록한 7월 12일(4만 4331원)과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이 났다. HD현대중공업(329180)(-20.26%)과 현대미포조선(010620)(-20.24%), 삼성중공업(010140)(-20.82%)도 이 기간 코스피 하락률(-8.47%)의 2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10월 25일 카타르에너지가 발주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7척 건조 사업(5조 3000억 원 규모)을 수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도 다음 날인 10월 26일부터 이날까지 4.88%나 내렸다.

개별 종목의 주가 흐름이 시원찮다 보니 조선주를 주로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들도 덩달아 큰 폭으로 하락했다. 8월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TIGER 200 중공업’과 ‘KBSTAR 200중공업’의 주가는 각각 23.89%, 23.97% 빠졌다. 조선주와 해운주를 동시에 담고 있는 ‘KODEX K-친환경선박액티브’ ‘HANARO Fn조선해운’도 20.72%, 21.08%씩 손실을 봤다. 그나마 HMM 인수전 관련 기대로 HMM과 하림그룹의 벌크선 운송사 팬오션이 반등해서 손해를 조금이라도 줄인 결과다. 지난달 5일 신규 상장한 ‘SOL 조선TOP3플러스’ 역시 주가가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10일까지 이미 9.52%의 손실률을 기록했다.

이는 조선주 주가가 대규모 수주 호재에 힘입어 올 들어 7월 말까지 큰 폭으로 오른 것과는 대조되는 흐름이다. 한화오션은 이 기간 146.70% 뛰었고 HD현대중공업(20.43%), 현대미포조선(10.53%), 삼성중공업(76.71%) 등도 크게 올랐다. 조선·해운 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올 1~3분기 전 세계 LNG 운반선 발주량 총 44척 가운데 70%인 31척을 국내 3대 조선사인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한화오션이 수주했다.

조선주의 주가 흐름이 8월 이후 급격히 악화된 것은 수주 물량과 선가가 올해 정점을 찍고 내려갈 수 있다는 피크아웃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증권사들은 국내 조선 3사의 내년 컨테이너선과 LNG 운반선 발주가 예년보다 모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은 글로벌 신조선 발주량이 올해 대비 5.2% 감소한 4160만 CGT(표준선환산톤수)를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한화오션이 최근 1조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데 따른 주가 희석 효과까지 조선주 전반에 악재로 작용했다고 봤다.

상당수 투자 전문가들은 조선주에 대한 피크아웃 우려가 과도하다며 이르면 올해 말부터 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내년에는 수익성이 비교적 높은 LNG 운반선 매출 비중이 늘고 저수익 사업 비중이 줄면서 전체 수익이 오히려 나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선박 가격을 의미하는 신조선가도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조선소들이 이미 올해 수주 목표 대부분을 달성해 가격 협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화오션의 증자가 마무리되면 12월부터 조선주가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한다”며 “조선주 실적이 계속 호전되고 있어 주가 조정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와 올해는 비이상적으로 LNG 운반선 발주가 많았다”며 “내년 LNG 운반선 발주는 견조할 것으로 전망돼 아직 피크아웃을 논하기에는 이르다”고 예상했다.

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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