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장 나와’ 외친 투쟁 결실…노조법 거부 말라” [포토]

53주기 전태일 추도식 마석 모란공원서 열려

제53주기 전태일 추도식이 1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묘역에서 열리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전태일 열사 53주기 추도식이 13일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묘역에서 열렸다. 전태일 열사는 53년 전인 1970년 이날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 앞에서 자신보다 어린 여성노동자, 평화시장 노동자, 모든 노동자의 인간답게 일할 권리를 외치며 분신 항거했다.

강석윤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은 추도사에서 “우여곡절 끝에 노조법 2·3조가 통과됐다”며 “진짜 사장 나와라!, 손배가압류 철회하라!고 외치던 수많은 노동자 투쟁의 결실이자, 노동 3권을 보장하기 위한 기초 토대를 만든 큰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거부권 행사를 거론하고 있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비통한 심정을 운운하며, 산업현장 초토화, 국가경쟁력 추락 등을 이유로 거부권 행사 건의 의사를 밝힌 바 있다”며 “손배가압류로, 산재로, 과로사로 운명하는 노동자는 방치한 채, 유독 노조법 2·3조 통과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면 이 나라 정부가 맞는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강석윤 상임부위원장은 “전태일 열사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한목소리로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의 즉시 공포를 소리 높여 외친다”며 “노동자와 국민은 버려둔 채 재계의 눈치나 보고 시대착오적인 이념 정쟁에 빠져 만약 노조법 2·3조에 대한 거부권이 행사된다면 150만 한국노총 조합원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추도식에 이어 제31회 전태일노동상 수상식이 열려 원진재단 부설 의료법인 녹색병원이 노동상을 받았고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공로상을 받았다. 김 사무처장은 지난 5월 31일 전남 광양제철소 앞 도로에 설치한 높이 7ｍ 철제 구조물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다가 진압에 나선 경찰관이 휘두른 경찰봉에 머리를 맞아 다치고 구속됐다가 5개월 만인 지난 3일 석방됐다.

김준영 사무처장은 “스무살에 참석한 노동자 집회에서 이소선 어머니 발언을 듣고 어머니 아들처럼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후에 청계피복노조를 닮은 부천지역 노조에서 활동을 시작해 삼십삼년간 노조활동을 했는데, 오늘 전태일 노동상을 받게 되니 이 상을 받아도 되나 하는 생각에 죄송스러워진다. 오늘처럼 앞으로도 마석에 와서 열사 앞에서 반성하고 결심하고 행동하는 삶을 살아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53주기 전태일 추도식이 1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묘역에서 열리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제53주기 전태일 추도식이 1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묘역에서 열리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제53주기 전태일 추도식에서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태삼 씨가 분향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전태일노동상 공로상을 받은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전태일 열사 묘 제단에 놓여진 전태일 노동상 상패와 트로피. 강창광 선임기자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