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포스코퓨처엠 뭉치니'…국내 최초 음극재 핵심소재 만들어
OCI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합작사 피앤오케미칼이 국내 최초로 음극재 핵심 소재인 '고연화점 피치' 양산에 나선다. 최근 음극재 사업에 뛰어드는 업체들이 증가하면서 증가한 음극재 핵심 소재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 최초 음극재 핵심소재 '고연화점 피치' 양산
피앤오케미칼은 13일 충남 공주시에서 고연화점 피치 생산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준공식엔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김유신 OCI 사장, 김종국 피앤오케미칼 사장 등 사업 관계자와 최원철 공주시장 등 지역관계자가 참석했다.
피앤오케미칼은 OCI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이 첨단화학소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20년 7월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21년 8월부터 음극재 코팅용 피치를 개발해 왔다. 현재 피앤오케미칼 지분 비율은 포스코퓨처엠이 51%, OCI홀딩스가 49%다.
이번에 준공된 고연화점 피치 공장은 충남 공주시 탄천산업단지 내 3만2500㎡ 규모의 부지에 963억원을 들여 설립했다. 이 공장에서는 배터리 음극재 핵심 소재인 고연화점 피치를 국내 최초로 양산할 예정이다. 총 생산능력은 연 1만5000톤(t) 규모로, 전기차 300만대분의 배터리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피치는 석탄이나 석유를 정제해 생산한 탄소 물질을 말한다. 고연화점 피치는 일반적인 피치보다 변형이 시작되는 온도가 높다는 점이 특징이며, 주로 음극재 표면을 코팅하는 용도로 사용된다. 충·방전 효율과 수명 등 배터리 품질을 결정하는 핵심이다. 고연화점 피치는 그동안 국내 생산 업체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은 "OCI와 긴밀한 협력으로 음극재 코팅용 피치의 내재화에 성공해 사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며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과 독보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해 국내 배터리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신 OCI 사장은 "성공적인 고연화점 피치 양산으로 피앤오케미칼은 국내 첨단소재 분야의 핵심 기업으로 한 발짝 더 나아가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OCI의 기술력과 품질 안정성을 바탕으로 포스코퓨처엠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피앤오케미칼이 미래 핵심 소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발전시키겠다"라고 전했다.
'블루오션' 음극재 시장 노린다
피앤오케미칼이 음극재 핵심 소재인 고연화점 피치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최근 국내 업체들이 음극재 사업에 뛰어들면서 음극재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서다. 음극재 생산량이 증가하는 만큼 핵심 소재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음극재는 이전까지 국내 생산량이 적은 탓에 중국의존도가 높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의 음극재 시장 점유율은 84%에 달했다. 음극재 원료인 흑연은 채굴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선진국들이 환경오염을 이유로 흑연 등 광물 개발 산업에서 손을 뗐고, 그 자리를 중국이 채웠다. 때문에 천연흑연 기반 음극재는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높았다.
하지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업체들도 음극재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75억달러(약 9조930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음극재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219억달러(약 28조9956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은 음극재 생산 과정에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천연흑연 대신 인조흑연을 사용하거나 실리콘을 섞어 흑연 비중을 낮추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우선 포스코퓨처엠은 오는 현재 8만2000t 수준인 음극재 생산능력을 2030년 37만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 자회사인 포스코실리콘솔루션도 오는 2025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포항 영일만산업단지에 연산 5000t 규모의 실리콘음극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 기반 음극재보다 에너지 밀도가 10배 이상 높아 배터리 충전 속도와 출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극재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던 엘앤에프도 최근 음극재 사업에 뛰어들었다. 엘앤에프는 지난 6월 일본 미쯔비시케미컬과 음극재 공급망 강화를 위한 차세대 음극재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미쯔비시케미컬은 일본의 대형 화학사로 이차전지 소재인 전해액과 음극재를 생산한다.
SK머티리얼즈그룹14는 지난 4월 경북 상주에 연간 2000t 규모 실리콘 음극재 공장을 완공했다. SK머티리얼즈그룹14는 지난 2021년 SK머티리얼즈가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을 위해 미국 배터리 소재 기술 기업 '그룹14'와 손잡고 세운 합작사다. 이 공장은 추가 증설을 통해 2025년까지 실리콘 음극재 생산량을 연산 1만t까지 늘릴 계획이다.
LG화학은 '퓨어 실리콘' 기술을 개발 중이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직접 나서 퓨어 실리콘을 LG화학의 핵심 개발 과제로 점찍은 상태다. 퓨어 실리콘이란 흑연 대신 실리콘만 사용한 음극재를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 음극재의 실리콘 탑재 비중은 5~6% 수준이다. 퓨어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한다면 차세대 음극재 시장 경쟁에서 크게 앞서나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러 업체들이 음극재 사업에 뛰어들면서 음극재 생산량은 빠르게 늘어날 전망이지만, 고연화점 피치 등 핵심 소재들의 국산화율은 낮은 상태다. 포스코퓨처엠과 OCI홀딩스는 피앤오케미칼을 통해 미래 음극재 소재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업체들이 음극재 생산량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지만, 예상 생산량에 비해 음극재 핵심 소재들의 공급량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음극재 생산량이 늘어나는 만큼 음극재 코팅용 피치 등 핵심 원재료들의 수요 역시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성 (mnsung@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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