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료전지 이용한 ‘무인기’ 11시간 연속 하늘 날았다

한국재료연구원

한국재료연구원 자체 개발 무인기가 하늘을 날고 있다. KIMS 제공.

연료전지 동력원을 이용한 무인기가 공중에서 장시간 체공 가능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민수용 연료전지 무인기 개발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양철남 재료디지털플랫폼연구본부 항공재료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새로운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를 자체 설계·제작해 윙스팬 7.2m 길이의 무인기에 적용, 11시간 연속 비행 및 770㎞ 비행거리의 공중 실증을 완료했다고 13일 밝혔다. 

기존에는 무인기에 내연기관 엔진을 적용했다. 장시간 체공에 유리하지만 소음, 진동, 열 감지, 배기가스에 의한 대기오염, 낮은 에너지효율 등의 문제가 있었다. 최근에는 전동 추진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무인기용 전동모터 에너지원으로 2차전지인 리튬전지가 쓰이고 있다. 하지만 에너지밀도가 낮아 임무 수행 시간이 짧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엔진과 리튬전지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1kW(킬로와트) 용량의 연료전지를 개발하고, 배터리와 하이브리드 전원으로 구성된 무인항공기를 만들었다. 12시간 이상 장시간 체공과 임무 수행이 가능한 무인기용 연료전지 동력원을 개발하고 공중 실증까지 완료했다. 

이번 연료전지·배터리·하이브리드 기술은 1kW 연료전지 전기 출력과 리튬폴리머 2차전지의 조합으로 구성됐다. 무인기가 이륙하거나 공중에서 급격한 전기 출력이 필요할 때 최고 출력 4200W 이상을 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기술은 기존 무인기에 적용되는 2차전지의 낮은 에너지밀도를 극복할 수 있어 장시간 체공이 필요한 전동 추진 무인기에 적합하다. 해안선, 내수면, 환경 모니터, 산업 인프라 감시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현재 민수용 연료전지 추진 무인기 기술은 캐나다 BPS사와 아프리카 정부 지원을 받은 FLY H2 에어로스페이스가 9시간 동안 600㎞를 비행하는 수준으로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번 성과는 이 목표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번 기술이 국내 연료전지 추진 무인기 개발업체와 협업해 무인기 공동 개발로 이어진다면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 자립과 개발 자유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 책임연구원은 “개발된 연료전지 동력원을 적용해 11시간 이상 비행함으로써, 민수용으로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다“며 “이제는 민/군 겸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24시간 연속 비행이 가능한 연료전지 개발 및 무인기 적용 실증연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양철남 KIMS 재료디지털플랫폼연구본부 항공재료연구센터 책임연구원. KIMS 제공.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