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절기 요금 동결' 가스공사, 올해 민수용 미수금 13조원 돌파 초읽기

심언기 기자 2023. 11. 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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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3분기에만 2767억원이 증가했다.

정부가 가스요금 동결을 선언한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동절기에 접어드는 만큼 올해 미수금은 13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강 차관은 "겨울철이 다가오고 난방 수요가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해서 국민 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동결하기로 했다"며 "미수금이나 재무구조를 면밀히 살펴보며 가스요금을 어떻게 할지, 요금 인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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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분기 영업益 24%↓, '미수금 착시효과' 걷으면 적자 수렁
'자본잠식' 해결책 가스요금 인상은 총선 이후로 미뤄질 듯
서울 종로구의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2023.5.15/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3분기에만 2767억원이 증가했다. 정부가 가스요금 동결을 선언한 상황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동절기에 접어드는 만큼 올해 미수금은 13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공사는 올해 3분기 매출액 7조8893억원, 영업이익 2304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10조7343억원 대비 26.5% 감소했지만,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434억원에서 60.6%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1조3454억원 보다 24%(3216억원) 감소한 1조238억원을 기록했다.

수치만 살펴보면 가스공사 재무상태가 양호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곪을대로 곪아있다. '미수금'을 재무회계에 반영하는 가스공사만의 특이한 구조 때문이다.

가스공사는 가스를 들여온 금액보다 싸게 팔아 적자가 생기면 이를 '미수금 자산'으로 분류해 이후 가스요금 인상을 통해 회수하는 회계처리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상 민수용의 경우 가스공사가 시장가격에 이를 곧바로 반영할 수 없고, 결국 미수금을 회수할 수 없게돼 고스란히 적자로 남게된다.

지난해말 기준 가스공사의 민수용 미수금 잔액은 8조58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겨울 난방비 대란으로 가스요금을 묶으면서 올 상반기(1~6월) 미수금은 12조2435억원으로 반년 사이 3조6579억원 급증했다.

가스공사는 민수용 가스 수요가 낮은 3분기에만 2767억원의 미수금이 더 쌓여 누적 미수금이 12조5202억원까지 불어났다. 동절기에 접어드는 4분기 민수용 가스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조 단위 미수금이 추가로 쌓일 것으로 예상된다.

부채율 500%를 훌쩍 넘긴 가스공사의 재무구조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지만 정부는 물가안정과 서민부담을 이유로 올해 가스요금 동결을 공식화한 상태이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눈덩이처럼 늘어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에너지정책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강경성 2차관은 지난 8일 "이번(4분기)에 가스요금은 동결할 것"이라며 "지난해 초 대비 총 5차례에 걸쳐 45.8%를 인상해 국민 부담이 매우 커져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강 차관은 "겨울철이 다가오고 난방 수요가 집중된다는 점을 고려해서 국민 부담을 완화하는 차원에서 동결하기로 했다"며 "미수금이나 재무구조를 면밀히 살펴보며 가스요금을 어떻게 할지, 요금 인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동절기 가스요금 동결을 선언한만큼 내년 1분기까지 현 요금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요금과 마찬가지로 가스요금 현실화 역시 총선거 이전 쟁점화를 부담스러워하는 정부 입장을 감안하면 요금인상은 내년 4월 이후에야 공론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요금도, 가스요금도 시한폭탄을 잠시 뒤로 미룬 수준"이라며 "결국 언젠가는 청구서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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