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공수처에 마냥 돌을 던지고만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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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검사, 부패검사보다 더 나쁜 검사는 '무능한 검사'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공수처의 수사 실적을 보면 그럴만 하다.
검찰수사와 조직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윤 대통령에게 공수처의 위상을 바로잡을 기회와 책임이 주어졌다.
감사원 표적감사 의혹 사건이 김진욱 공수처의 마지막 수사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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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발부 4전4패에 1패를 더 쌓을지 주목
문제는 인력 부족과 유능한 검사의 부재
이제는 여당으로서 공수처를 책임져야 할 때
귤화위지(橘化爲枳), 회수 이남에 심어야 귤이 되듯이
정치검사, 부패검사보다 더 나쁜 검사는 '무능한 검사'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정치권에 연줄을 대거나 돈과 접대를 밝히는 검사보다 못한 게 수사 못하는 검사라는 얘기다.
요즘 정부 조직 중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처럼 무능의 상징으로 찍힌 곳이 없다. 잼버리 대회를 망친 여성가족부보다 더 혹평을 받고 있다.
공수처의 수사 실적을 보면 그럴만 하다. 출범 후 4번째 청구한 영장은 또 기각됐다. 감사원 간부가 업자로부터 10억원이나 되는 뇌물을 받은 혐의라기에 이번에는 영장을 받아낼 줄 기대했다. 그런데도 4전 4패 불명예 기록을 쌓고 말았다.
뭔가 새로운게 나올까 기대했던 김학의 부실수사 사건은 공소시효에 쫒겨 재판에 넘기지도 못했다.
이쯤되면, 공수처장을 포함해 검사 전원을 이른바 '유능한 검사'로 바꾸는 것 외에는 답이 없어 보인다.
그런데, 공수처에서 유능한 검사찾기란 천수답 같은 얘기다. 최근 검사 줄 사직 뒤 일부 충원했다지만, 여전히 24명으로 수사진을 운영하고 있다.
수사 능력을 탓하기 전에 검사 인력부터 부족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를 합친 것보다 적다.
고위공직자 뇌물 혐의를 수사하려고 해도 뇌물을 준 기업인의 배임과 횡령 혐의는 수사할 수 없도록 권한이 제한돼 있어 수사 자체가 어렵다. 기소권도 제한돼 있다.
이러니, 공수처는 '법조인의 무덤'이라는 평을 받는다. 전현직 유능한 검사가 뜻을 펼치려 해도 여건이 안된다.
이런 공수처에 언제까지 마냥 돌을 던지고 무능의 딱지를 붙이고만 있을 것인가?
국민의 힘은 야당 시절 공수처 설치에 반대했다.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 대통령도 부정적이었다. 집권여당의 입장에서 공수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존재다.
공수처 수사를 한결같이 전 정부의 하청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집권여당이 공수처에 힘을 실어줄리 만무하다.
그러나, 현실은 엄연한 정부조직이고 제2의 검찰 조직이나 다름없다.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의 임기는 내년 1월이면 끝난다.
후임 공수처장 임명권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검찰수사와 조직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윤 대통령에게 공수처의 위상을 바로잡을 기회와 책임이 주어졌다. 여당부터 공수처에 대한 인식을 바꿀 때가 됐다.
사람이 문제였다면, 공수처를 유능한 검사들로 채우면 된다. 전현직 유능한 검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에 뛰어들도록 유도해야 한다.
조직과 권한의 문제는 공수처 탄생을 주도한 민주당과 협의해 공수처를 제대로 된 수사기관으로 재정비하면 된다.
감사원 표적감사 의혹 사건이 김진욱 공수처의 마지막 수사가 될 수도 있다. 공수처는 유병호 사무총장에게 5차례나 소환을 요구했으나 불응하고 있다.
체포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신감을 상실한 공수처는 우물쭈물하고 있다.
결과에 따라, 김진욱 공수처는 5전 5패를 기록하고 퇴장할 수도 있다. 김진욱 처장은 자신의 권한도 아닌 후임 공수처장과 영장발부 판사를 문자로 논의하다 카메라 기자에게 적발됐다.
이런 어이없고 처량한 공수처장의 모습은 다시 보지 말아야 한다. 강남(회수 남쪽)에 심은 귤을 강북(회수 북쪽)에 심으면 탱자가 될 뿐이다. 거꾸로 제대로 강남에 귤을 심으면 잘 자란다.
이제는 공수처에 돌을 던지고만 있을게 아니라 공수처의 미래와 정상화를 위해 진지하게 논의할 때다.
그런 의미에서, 2기 공수처장 추천 인사는 그 어느 장관 인사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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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규완 기자 kgw2423@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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