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역사학자들, 트럼프 ‘해충’ 발언에 “히틀러-무솔리니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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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미국 재향군인의 날' 연설에서 자신과 반대되는 세력을 '해충(vermin)', '급진좌파 깡패들(thugs)'이라고 지칭하며 극우 발언을 이어갔다.
미국 역사학자들이 이 같은 발언을 독재자들이 사용했던 언어라며 비판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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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북동부 뉴햄프셔주(州) 클레어몬트에서 열린 재향군인의 날 행사 연설에서 “우리나라 안에서 거짓말하고 훔치고 부정행위를 하는 해충처럼 살아가는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파시스트, 급진좌파 깡패들을 근절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또 2020년 대선 불복과 관련한 재판을 두고 “나는 매우 자랑스러운 선거 부정자”라며 자신은 정치체제의 희생자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해충’ 발언에 대해 미국 역사학자들은 입을 모아 비판했다. 루스 벤 기앳 뉴욕대 교수(이탈리아 역사 전공)는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사람들을 비인간화하고 추종자들이 폭력에 가담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사람들을 해충이라고 불렀다”고 WP에 전했다. 티모시 나프탈리 콜롬비아대 국제공공문제대학원 교수는 “독재자들이 공포를 주입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라며 “적을 비인간화함으로써 그들이 민주주의에 안전하게 참여할 수 있는 헌법상 권리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막말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특히 반(反)이민정책을 강조할 때 더욱 두드러진다. 재임 시절인 2018년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법 개정안을 논의하면서 아프리카와 아이티를 겨냥해 ‘거지소굴(shithole)’이라고 지칭한 바 있다. 지난달에도 한 인터뷰에서 “불법체류자들이 우리나라의 피를 오염시키고 있다(poisoning the blood of our country)”고 말했다. 이 역시 히틀러의 언어라고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번 행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은) 우리나라에 쏟아져 들어오는 불법 체류자들을 그들이 참전용사를 대하는 것보다 더 잘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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