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심’ 드러났나···이스라엘 각료 인터뷰에서 “가자에서 나크바(대재앙) 전개 중”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궤멸시키기 위한 군사작전을 펼치는 가운데 팔레스타인인 주민들에 대한 강제추방이 진행 중이라는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 발언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아비 디시터 이스라엘 농무장관은 지난 11일 이스라엘 N12 뉴스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가자에서 나크바를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어로 ‘대재앙’을 뜻하는 나크바는 1948년 5월 이스라엘 건국 직후 팔레스타인인 70만명이 집을 잃고 쫓겨난 사건을 가리킨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디시터 장관은 이스라엘군의 지시로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 안전지대로 피란 중인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모습을 1948년 상황과 비교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여당인 리쿠드당 소속인 디시터 장관은 가자지구 북부를 떠난 피란민들의 귀향이 허용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면서 “가자시티는 가지지구 전체 면적의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그곳의 인구는 전체의 절반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 고위 관료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입장을 밝히는 등 가자지구 해법에 대해 이스라엘과 이견이 커지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전날 방영된 CBS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의 미래에 대한 미 정부의 ‘4대 원칙’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 불가 ▲팔레스타인인의 강제 이주(가자지구 주민의 가자지구 외부로의 이주 등) 불가 ▲미래 테러 세력의 근거지로 가자지구 활용 불가 ▲가자의 ‘영역(territory) 축소’ 불가 등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특히 요르단강 서안을 관할 중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하마스 축출 이후 가자지구를 통치하길 원하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은 PA의 가자지구 통치를 반대하면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안보 통제권을 보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극우 세력들 사이에선 가자지구에 다시 유대인 정착촌을 세우고 팔레스타인인을 몰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았다.
이스라엘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이를 부인하고 있으나 리쿠드당 소속 각료인 디시터 장관이 이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이스라엘의 의도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지난 5일 극우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 출신 아미차이 엘리야후 이스라엘 예루살렘 및 유산 담당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가자지구에 대한) 핵 공격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2일 각료회의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장관들을 질책했다. 그는 “외교와 관련해선 모든 단어가 의미를 지닌다. 모른다면 말을 하지 말라”면서 “우리는 세심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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