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형주만 편식 말라 신흥국·중소형주가 이제부터 맛있어진다

우수민 기자(rsvp@mk.co.kr) 2023. 11. 1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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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클린템플턴 아태투자포럼이 전하는 시장 전망
내년 고금리로 불확실성 여전
혁신동력 충분…기회도 많아
소외됐던 중소형주 부각될 듯
인프라 투자는 북미·유럽으로
인도네시아 원자재도 주목
지난 2일(현지시간) 홍콩 국제상업센터(ICC)에서 열린 프랭클린템플턴 아시아·태평양 (APAC) 투자포럼에서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 만라지 세콘 템플턴글로벌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 조너선 커티스 프랭클린에퀴티그룹 차기 CIO(왼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우수민 기자

"현재 주식 투자자들을 위한 환경은 독특하다. 단기적인 불확실성과 매력적인 장기 성장동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만라지 세콘 템플턴글로벌인베스트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일(현지시간) 홍콩 국제상업센터(ICC)에서 열린 프랭클린템플턴 아시아·태평양(APAC) 투자포럼에서 "고금리로 인한 성장 둔화, 지정학적 도전과제 증가와 같은 단기적 리스크와 함께 기술·의료 분야 혁신으로 인한 장기적 잠재력이 대조를 이루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프랭클린템플턴은 현재 약 1조4000억달러의 자산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10대 운용사다. 세콘 CIO는 프랭클린템플턴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조너선 커티스 프랭클린에퀴티그룹 차기 CIO는 "올해 미국 시장은 '매그니피센트 7(메타·애플·아마존·테슬라·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이 주도해왔다"며 "이들의 공통점은 한두 회사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곳이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매우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전환, 헬스케어 혁신, 에너지 변혁 테마에서 7대 기업과 동일한 특성을 갖고 있으면서 매우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고 있는 기업이 많이 있다"며 "이들 기업은 앞으로도 수익성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향후 신흥국 시장과 중소형주에 새로운 기회가 있으리라 보고 있다. 세콘 CIO는 "인도네시아는 차량의 전동화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져오는 원자재 사이클 혜택을 받고 있다"며 "태국과 필리핀은 소비자 금융 서비스에 많은 기회가 있다"고 분석했다. 커티스 CIO는 "중소형주는 대형주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며 "재무제표가 튼튼한 양질의 중소형주가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짚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연준이 적어도 내년 말까지는 양적 완화를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소날 데사이 프랭클린템플턴 채권부문 CIO는 "공급 측면에서는 향후 몇 년간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가 예상되며 수요 측면에서는 미국 국채 주요 보유국인 일본과 중국이 향후 미국 국채에 대한 관심을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연준이 목표로 하는) 2% 인플레이션 회복이 어려워 시장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부연했다.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서는 아시아보다는 북미와 유럽 시장이 유망하다는 관측이다. 찰스 하미에 클리어브리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인프라는 필수 서비스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경기에 비탄력적"이라면서도 "북미의 경우 유틸리티가 강하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패키지를 비롯한 광범위한 정책 지원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영국 상수도에 대해서도 건설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이 가져올 자산시장 혁신에 대한 기대감도 제시됐다. 프랭클린템플턴에 따르면 회사는 정부 머니마켓펀드와 함께 현재 블록체인에 토큰화된 실물자산 펀드로 3억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향후 이 펀드를 확장해 올해 말까지 최대 다섯 개의 블록체인에서 운용할 예정이다.

샌디 카울 프랭클린템플턴 디지털 자산부문 상무는 "오늘날 금융시장 인프라는 1970년대에 만들어졌다"며 "새로운 기술은 24시간 365일 거래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거래가 발생하는 순간 몇 초 만에 정산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현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유지하기 위해 시스템에 보관해야 하는 수많은 담보를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미국 금융시장협회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하며 새로운 인프라로 전환할 경우 전 세계적으로 매년 200억달러의 운영비용과 1000억달러의 담보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소개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개별 코인을 연구하는 투자 리서치팀도 만들었다. 카울 상무는 "2만1000개 코인 가운데 투자 잠재력이 있고 유동성과 제도적 통제가 충분해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30개의 코인을 선별했다"며 "멀티코인 포트폴리오를 거래하는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11가지 모델 포트폴리오 시리즈를 구축했다"고 전했다. 이어 "벤처캐피털 펀드를 조성해 신생 블록체인 기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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