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의장, 라틴 시장 진출… "K팝을 글로벌 메인으로"

13일 하이브 측은 멕시코 소재 법인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방시혁 의장. /사진= 하이브 제공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하이브가 현지 법인 신설을 통해 라틴 아메리카 음악 시장에 진출한다.

13일 하이브 측은 멕시코 소재 법인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 이사회 의장은 '엑자일 콘텐츠' 창업자 아이작 리가 맡게 된다. 그는 세계 최대의 스페인어 콘텐츠 텔레비전 채널인 유니비전 커뮤니케이션과 텔레비자의 최고 콘텐츠 책임자를 역임했으며 넷플릭스, 아마존, HBC, 내셔널지오그래픽, 디즈니 등에서 영화, 다큐멘터리 프로듀서로도 활동한 경험이 있다.

아이작 리 의장 합류로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와 '엑자일 콘텐츠'의 전방위적인 파트너쉽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라틴 시장에 최적화된 콘텐츠 제작은 물론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의 파트너십 형성에도 기여한다. '엑자일 콘텐츠'는 스페인어를 활용한 미디어, 콘텐츠 제작 회사다. 지난해 5월 미디어 투자 회사 '캔들 미디어'가 인수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하이브가 '캔들 미디어'로부터 '엑자일 콘텐츠' 음악 부문인 '엑자일 뮤직'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엑자일 뮤직은 레코딩과 음원 퍼블리싱,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공연기획 등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아이작 리 합류와 엑자일 뮤직 인수는 본격적인 라틴 시장 진출을 앞당기기 위한 포석이다.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는 기존 하이브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들의 라틴 시장 진출을 도우며 신인 아티스트 발굴 및 콘텐츠 개발에 나선다. 하이브는 향후 신인 가수 발굴 및 육성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이브 측은 "장기간에 걸쳐 검증된 K팝의 방법론을 라틴 장르에 접목하는 것이 목표"라며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는 가까운 시일 내에 라틴 글로벌 그룹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업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라틴 아메리카 음반 및 음원 시장 시장 규모는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대비 26.4%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음반 및 음원 시장 규모가 9% 증가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라틴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푸에르토리코 출신 루이스 폰시의 '데스파시토'나 라틴 팝 슈퍼스타 배드 버니의 '아이 라이크 잇' 등 라틴 시장에서 열풍을 불러 일으킨 곡이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 최상단에 등극하기도 했다.

하이브의 라틴 시장 진출 행보는 지난 1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언급한 '슈퍼 팬'과 '라이트 팬'에 대한 개념과 관련 있다. 현재 K팝 팬덤은 몰입과 집중적 소비가 특징인 슈퍼 팬 위주다. 반면 인구로도 소비층이 많은 라틴·아프로 비트는 슈퍼 팬과 동시에 라이트 팬들도 많다. 이들 장르에 비해 K팝의 확장성이 약할 수밖에 없다. 이는 K팝이 아직 글로벌 메인 장르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방 의장과 하이브는 이번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 법인 설립으로 라틴 음악이 갖는 장점을 K팝에 적용하는 시도를 할 것으로 보인다.

지선우 기자 pond199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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