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팝시장 영어 노래 시대 끝났다…K팝이 변화 주도"-英매체

이유진 기자 2023. 11. 13.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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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차원 적극적 투자로 K팝 대내외적 위상 높아져
중남미 국가 등에서도 음악 투자 늘리지만 英은 감소
15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아트미디어터널에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 축하 영상이 나오고 있다. 방탄소년단(BTS) 데뷔 10주년을 맞아 전 세계 해외팬들이 한국을 주목하는 가운데 엔데믹과 맞물려 실제 한국여행을 즐기는 외국인 여행객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ㅏ. 2023.6.1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K팝의 열기가 전 세계적으로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12일(현지시간) 영어로 된 팝송이 문화를 주도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영국 매체의 분석이 나왔다. 대신 K팝과 같은 비영어권 문화가 변화를 주도하며, 이같은 K팝의 발전 원인엔 국가 차원의 적극적 투자가 있었다고도 주목했다.

영국 컨설팅업체 '사운드 디플로머시'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샤인 샤피로는 이날 영국 가디언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K팝 등에 비해 영어 팝송의 영향력이 현저히 줄고 있다면서, 이 같은 비영어권 문화의 발전 원인에는 개인의 창의력 못지 않게 국가 차원의 개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영어 노래 대신 이제 자신의 모국어로 된 노래와 문화 등을 접하려는 소비자들의 경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2년 싸이의 ‘강남 스타일’의 세계적 흥행 이후 2023년 올해까지 빌보드 톱 10에 오른 외국 노래는 7개에 달할 정도로 영어로 된 팝송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작아지고 있다.

이는 빌보드 차트에 올랐던 비영어권 노래가 1987년 로스 로보스의 '라 밤바'에 불과했던 과거에 비해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21년 '네이처' 저널에 발표된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추세는 2017년부터 가속화하고 있다. 런던정경대가 유럽인의 노래 청취 습관을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유럽 대륙 전체에서 더 많은 이탈리아인이 이탈리아 음악, 프랑스인은 프랑스어로 된 음악 등을 들으며 영어 노래를 더 이상 무조건적으로 듣지 않는다는 점도 알 수 있다.

가수 싸이가 30일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가진 '싸이 흠뻑쇼 SUMMER SWAG 2023'에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2023.6.3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그 중에서도 한국 K팝이 비영어권 문화 중에선 전 세계적으로 많은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그는 싸이의 획기적인 히트곡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K팝의 역사는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이 같은 K팝의 글로벌 성장 원인엔 창의력 못지않게 국가의 개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1997년 경제 위기가 발생하고 한국이 IMF 국가 부도 사태를 겪은 이후 국가는 경제 회복을 위한 수단으로 문화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했다.

정부와 지자체 모두 예산의 1%를 창조 산업에 투자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 패션, 문화는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로 전파됐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K팝의 대내외적 위상은 한층 더 높아졌다고 그는 분석했다.

한국 내에서의 K팝 중요성도 더욱 달라졌다. 설문 조사에서 과거엔 단 9% 만이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답했다면 2012년에는 거의 40%로 증가할 정도로 인기는 뜨거웠다. 이제 K팝 교과목이 학교 정규 수업 과정에도 포함될 정도다.

중남미 전역의 음악 교육에 대한 국가적 투자 열기도 국가마다 다르긴 하지만, 그 영향력은 비슷하게 큰 경향이 있다고 그는 봤다.

1996년 콜롬비아 메데인에 설립된 음악 학교 네트워크를 예로 들면, 음악이 사회 문제 해결과 폭력 퇴치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가적인 투자에 나섰다.

이를 위해 콜롬비아에선 2018년부터 음악 교육과 연습에 투자하기 위한 국가 자금이 배치되기도 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투자는 샤키라, J 발빈, 말루마 등 스페인어로 노래하는 콜롬비아 아티스트들이 영어권 국가에서 차트를 석권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유럽 국가들이 한국처럼 음악과 문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면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되어 폴란드 팝, 독일 힙합, 프랑스 록이 전 세계에 더 많이 소개될 수 있을 수도 있다고 그는 봤다.

특히 독일은 지난해 12월 문화 예산을 7% 늘렸고, 2024년 문화 투자액은 영국의 2배가 넘는다고 했다. 아울러 폴란드의 경우에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EU 평균보다 두 배나 많은 투자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영어권 국가에서는 이와 비슷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영국에서는 2024년 신인 가수를 위한 자선단체 기금이 현저히 줄었고, 국가적 지원 감소로 인해 음악 공연장부터 클래식 음악, 음악 교육 등 전반적으로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에 그는 영어로 된 음악의 우위도 전 세계적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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