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50% 낮췄다...6000만 달러에 팔린 유전자 치료제
유전자 치료제를 사용해 단 한 번의 투약으로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저밀도 지단백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최대 절반 줄였다는 내용의 임상 실험 결과가 나왔다. 다만 이번 임상은 10명의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초기 실험이어서 후속연구가 필요하다.
미국 바이오테크인 버브 테라퓨틱스는 더 정밀한 형태의 유전자 가위인 ‘염기 편집’ 기술을 이용해 이 같은 결과를 냈다고 지난 12일(현지 시각)열린 미국심장협회연례학술대회(AHA)에서 발표했다. 이번 임상은 버브 테라퓨틱스 후원으로 미국 하버드대 메사추세츠종합병원 공동연구팀이 실시했다.
이번에 사용된 기술은 3세대 유전자 가위인 ‘크리스퍼-카스9(CRISPR-Cas9)’을 보다 정교하게 만든 것이다. ‘크리스퍼-카스9′은 편집을 원하는 DNA 부위를 찾아갈 수 있는 유도탄과 같은 RNA와 그 부분을 절단해내는 유전자 가위인 카스-9 효소로 이루어져있다. 목표로 하는 유전자만 교정할 수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평균 나이 54세의 가족성 콜레스테롤혈증을 앓고 있는 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실시했다. 이들은 지단백a(LPa)이라는 심혈관 위험인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혈중 LPa 수치는 거의 전적으로 유전에 의해 결정된다는 특징이 있다. 혈중 LPa 수치가 높으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진다. 이는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식습관 개선이나 지질강하치료 등으로 해결할 수 없다.
치료제는 LPa 수치를 높이는 유전자인 PCSK9을 타깃으로 만들어졌다. 참가자들은 각기 다른 용량의 치료제를 주입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가장 고농도 치료제를 맞은 환자 3명의 치료 6개월 후 결과가 공개됐다. 치료제 1회 주입 후 6개월간 3명의 참가자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39~55%까지 낮아졌다. 연구진은 이 수치가 “환자들이 목표로 하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맞추는데 충분한 양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농도 치료제를 주입한 환자 중 일부는 감기와 같은 증상을 겪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2명의 참가자는 심장질환의 결과로 간주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 겪었다. 다만 독립적인 연구 안전 모니터링 위원회는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연구를 중단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글로벌 제약사인 일라이릴리는 이 기술의 가능성을 보고 지난 6월 버브 테라퓨틱스에 6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후속 개발과 제조·상용화 권한을 사들였다. 버브는 또 향후 연구 개발·상용화 마일스톤으로 최대 4억 6500만 달러와 글로벌 순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보장받았다.
버브테라퓨틱스는 2025년부터 영국과 뉴질랜드에서 총 40명을 상대로 임상실험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도 임상 실험 확대에 대한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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