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비난한 ‘시리아의 학살자’…“누가 누구를 지적하나” 들끓는 민심
구호단체 “10월에만 민간인 65명 사망”
이스라엘 비난한 알아사드 향한 비판 봇물
‘시리아의 학살자’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혼란은 틈타 시리아 북부 반군 거점을 맹폭하고 있다는 주장이 12일(현지시간) 제기됐다. 시리아 북부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비난한 알아사드 대통령을 향해 “위선자”라고 날을 세우며 국제사회에 관심을 촉구했다.
알자지라는 이날 “10월에 폭격받은 지역은 가자지구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이들리브를 포함한 시리아 북부 지역은 최근 3년을 통틀어 최악의 공격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구호단체 ‘하얀헬멧’은 시리아 정부군과 러시아군이 합동으로 반군 거점인 시리아 북부를 타격했고, 지난달에만 어린이 20명, 여성 10명을 포함해 총 65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내전 발발과 반정부 인사에 대한 고문, 무고한 민간인을 겨냥한 독가스 공격 등의 만행으로 2011년 아랍연맹(AL)에서 퇴출당했던 알아사드 대통령은 지난 5월 시리아의 평화 안착 등을 약속하며 12년 만에 복귀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교전을 펼치는 사이 반군 지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알아사드 대통령이 지난 11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이슬람협력기구(OIC) 특별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전쟁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범죄자가 판사가 돼선 안 된다”고 비난하자 오랜 기간 시리아 정권과 맞서온 인권활동가들은 “위선의 끝”이라며 반발했다.
시리아 반체제 언론인 무니라 발로치는 이날 알자지라에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폭력을 사용하는 모습은 이스라엘과 알아사드 대통령이 똑같다”며 “무엇보다 범죄를 정당화하기 위해 허약한 논리를 내세우는 패턴이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정부군 공격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주민들은 가자지구에 벌어지고 있는 대규모 피란 행렬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6년 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떠나 북부로 쫓겨나야 했던 알리 알달라티는 “심판의 날 같았던 그 날을 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이동하는 동안 이스라엘군의 표적이 된 가자지구 사람들처럼 공포에 떨어야 했다”고 말했다.
9년 전 이들리브로 들어온 인권활동가 탈랄 알루쉬도 “알아사드 대통령 연설에 메스꺼움을 느꼈다”며 “시리아인 수십만 명을 체포하고 수백만 명을 이주시킨 사람이 가자지구를 위해 연설한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분노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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