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남아 5개국과 자국서 첫 연합 군사훈련…남중국해 갈등 필리핀 겨냥 해석

이종섭 기자 2023. 11. 1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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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방부 홈페이지 화면 캡처

중국이 동남아시아 5개국과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중국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훈련이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 국방부는 이달 중·하순 동남아시아와 인접한 광둥성 잔장에서 캄보디아·라오스·말레이시아·태국·베트남 등 5개국과 ‘평화·우의-2023’ 다국적 연합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고 CCTV가 13일 보도했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연합 테러 대응과 해상 안전 수호를 위한 군사 행동’을 과제로 실시된다며 육상과 해상으로 나눠 합동 훈련과 지휘 연습, 테러 및 해적 대응 병력 동원 등의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훈련 참가국의 도시 대테러, 해상 대테러·대해적 행동 능력을 강화하고, 군사적 상호 신뢰와 실무 협력을 심화해 지역 평화와 안정을 함께 지키는 것이 훈련 목적”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함께 하는 평화·우의 훈련이 중국에서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훈련은 2014년 중국과 말레이시아 간 연합 탁상훈련 형태로 처음 시작돼 점차 참가국이 확대됐다. 중국은 올 들어 동남아 국가들과의 군사 교류 및 합동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5월 캄보디아, 싱가포르, 라오스와 각각 연합 훈련을 했고 지난 11일부터는 파키스탄에서 양국 해군 간 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 훈련을 진행 중이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9일 동안 진행되는 캄보디아와의 합동 훈련은 해상 안보 위협 공동 대응을 목표로 한다면서 양국의 전천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와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남중국해에서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과 미국의 군사 협력 등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동남아 5개국과의 연합 훈련이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섬과 암초를 둘러싸고 도발을 거듭하는 가운데 열린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훈련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려는 참가국들의 상호 신뢰와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군사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선동으로 필리핀이 남중국해 행동강령(COC) 협상에 긍정적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역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미국은 역외 국가로 COC 체결이나 평화로운 남중국해를 원하지 않으며, 그런 외부 간섭은 반드시 거부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남중국해 스플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 좌초한 군함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있는 필리핀과 잦은 충돌을 빚고 있다. 지난 10일에도 중국 해경선이 토마스 암초 군함에 보금품을 전달하려는 필리핀 해경선을 향해 물대포를 쏘는 일이 벌어졌다. 중국은 스플래틀리 군도를 포함한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해역이라고 주장하지만 국제상성재판소(PCA)가 2016년 중국의 주장을 기각한 바 있다. 미국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중국이 “위험하고 불법적인 행동”으로 필리핀의 항해의 자유권 행사를 방해하고 있다며 필리핀의 입장을 옹호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은 동맹 필리핀과 함께한다”며 남중국해 어디서든 필리핀 군과 선박·항공기 등이 공격받으면 상호방위조약을 적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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