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듀폰 10년만에 넘어선 '水처리 강자' LG화학[르포]

청주(충북)=김도현 기자 2023. 11. 1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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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 직결된 물을 다루다 보니 시장이 매우 보수적이에요. 도레이·듀폰 등이 1960년대부터 주름잡은 수(水)처리 시장에서 LG화학이 글로벌 2위에 올랐습니다. 시장에서는 '크레이지 독(Crazy Dog)'이라고 불러요. 성장속도가 한마디로 미쳤다는 거죠."

이렇게 만들어진 LG화학의 RO멤브레인은 남부 유럽, 북부 아프리카, 중동 등 지중해 연안의 주요 담수화 시설로 보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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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RO멤브레인 제품 /사진=LG화학


"생명과 직결된 물을 다루다 보니 시장이 매우 보수적이에요. 도레이·듀폰 등이 1960년대부터 주름잡은 수(水)처리 시장에서 LG화학이 글로벌 2위에 올랐습니다. 시장에서는 '크레이지 독(Crazy Dog)'이라고 불러요. 성장속도가 한마디로 미쳤다는 거죠."

조경호 LG화학 RO멤브레인 생산담당(공장장)은 지난 10일 머니투데이와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LG화학 수처리사업은 석유화학·첨단소재·생명과학 등 다른 사업부문과 비교했을 때 매출·영업이익 비중은 작지만, 유일하게 6개 대륙을 무대로 사업을 펼치며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사업임을 강조했다. LG화학은 LG워터솔루션(LG Water Solution)이란 별도 브랜드로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낸다.

LG화학이 수처리 시장에 뛰어든 것은 2014년 미국 'NanoH2O'를 인수하면서다. RO멤브레인(역삼투막)이 핵심 제품이다. RO멤브레인은 농도 차가 있는 두 용액을 반투막(멤브레인)으로 분리하고 농도가 높은 쪽에 압력을 가해 물 분자만 통과시킨다.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는 해수담수화 시장에 가장 널리 쓰인다. 최근에는 산업용수 제조 및 하·폐수 재이용으로 시장이 확장하고 있으며,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수산화리튬 추출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글로벌 수처리 조사기관 GWI에 따르면 지난해 LG화학의 해수담수화 RO멤브레인 시장점유율은 21%로 일본 도레이에 이어 2위다. 우수한 기술력과 고효율의 생산공정을 무기로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다. LG화학 RO멤브레인 염분 제거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99.89%에 달한다. LG화학은 이날 RO멤브레인 생산공정을 소개하면서 핵심인 RO멤브레인 원단 공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설비 모양만으로도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있어 고객사에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조경호 LG화학 RO멤브레인 생산담당(공장장)이 기자에게 생산공정을 설명하는 모습 /사진=LG화학


LG화학 RO멤브레인 원단은 고객사가 요청한 크기의 낱장(리프·Leaf)으로 재단된다. 이어 각각의 낱장을 적층해 이를 원통형 모양으로 감는다. 이렇게 쌓인 층 사이로 스며든 바닷물이 삼투압 효과로 원단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소금기가 여과돼 순수한 물만 남게 되는 원리다.

LG화학은 자체 개발한 테스트 장비에 고압의 소금물을 투여해 성능을 점검한다. 전 제품을 검사한 뒤 이를 고객사에 납품한다. 실제와 최대한 가까운 환경에서 시험하기 위해 회당 6~6.5kg 식용소금을 이용해 담수화율을 체크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LG화학의 RO멤브레인은 남부 유럽, 북부 아프리카, 중동 등 지중해 연안의 주요 담수화 시설로 보내진다. LG화학은 유럽·아프리카·중동을 넘어 미국·남미 등지로의 확장을 노린다. 북미의 경우 폐수 재이용에 대한 수요가, 남미의 경우 태평양 연안을 중심으로 담수화 수요가 높아지고 다수의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어서다. 리튬 추출에 RO멤브레인을 적용하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된다.

조 공장장은 "현재 고려대와 손잡고 차세대 리튬 직접 추출(DLE) 공정용 RO필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염호에서는 수개월 이상 걸리는 리튬 농축 과정에서 바닷물 증발을 위해 많은 에너지를 투입했어야 했다"면서 "RO멤브레인을 통해 직접 추출 방식으로 바뀌면 공정이 단순해지고 추출 효율은 높아져 환경오염과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전기차 탄소발자국 감축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화학은 2025년 7월까지 연산 40만개 규모의 RO멤브레인 2공장 증설을 준비 중이다. RO멤브레인 40만개는 연 15억7000만톤의 물을 담수화할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 인구 3분의 1에 해당하는 160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다.

RO멤브레인을 제작하는 모습 /사진=LG화학


청주(충북)=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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