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는 범퍼 작은 흠집에도 통째 교체…“수입차는 다 해줘라?”
차보험 경미손상 수리기준 안 통해
“민원 골치에 받아주라는 분위기”
애꿎은 보험가입자들만 보험료 인상
특히, 외제차의 경우 작은 손상에도 범퍼를 통째 갈아버리는 관행이 여전해 보험금 누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13일 손해보험사 자동차 보상 담당자들에 따르면 단순 긁힘과 같은 경미한 손상으로는 차량 범퍼를 바꾸지 못하도록 자동차보험의 새 기준이 마련됐지만 외제차 사고의 경우 예외인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확인된 몇몇 사고에서도 모두 경미한 긁힘에도 범퍼를 통째 갈았다. 벤츠, BMW 등 모두 외제차 사례다.
주차장에서 후진 중 주차된 벤츠 앞범퍼를 접촉한 A씨의 경우 벤츠 차주가 범퍼를 아예 교체해 비용이 300만원 발생했다.
A씨는 “도색으로 앞범퍼를 복원하면 될 것인데 범퍼를 통째 교체했다”며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B씨 역시 비슷한 경험을 했다. B씨는 주차장을 빠져나오다 BMW 앞범퍼를 긁는 사고를 냈다가 270만원을 범퍼 교체 비용으로 물어줬다. 단순 긁힘 사고로 범퍼 기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BMW 차주는 보기에 좋지 않다며 기존 범퍼를 떼버리고 새 범퍼로 보험사고를 처리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같은 문제 때문에 앞서 2016년 자동차보험 경미손상 수리기준 표준약관을 개정해 그해 7월 시행했다.
개정 내용은 가벼운 긁힘 등 차량의 경미한 손상 사고는 보험사고 처리 시 부품 교체 없이 복원 수리비만 지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미한 손상이란 차량의 기능과 안전성을 고려할 때 부품 교체 없이 외관상 복원이 가능한 손상을 의미한다.
대상 부품은 대표적으로 범퍼가 해당한다. 경미한 사고에도 외장 부품 중 교체 비율이 가장 높은 게 범퍼이기 때문이다. 보험사고 접수 시 범퍼 교체 비율은 약 7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현장에서는 이건 원칙이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한다.
관련 업계 한 종사자는 “경미손상 수리기준이 있지만 손상이 경미한 차량 범퍼를 수리센터의 권유로 교체를 주장하면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특히, 외제차 수리센터가 심하다”고 덧붙였다.
손보업계선 금융당국에 책임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감독당국도 경미손상 수리기준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을 알고 있지만 (민원이 골치 아파) 요구를 받아주라는 분위기”라며 개정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적용이 현실에선 여전히 난해하다고 말했다. 억지를 부리는 등 극성 차주에 대해선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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