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병원 지하에 하마스 기지?…이스라엘vs하마스 진실공방

김예슬 기자 2023. 11. 13.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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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병원 지하 터널과 연결…지하철 역 역할"
하마스 "병원과 무관…가자지구 보건당국이 관리"
8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알 시파 병원 인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모습. 2023.11.08.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영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을 강화하며 가자지구 최대 의료 시설인 알 시파 병원 인근 난민촌에서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병원 아래 숨어 민간인을 방패로 삼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하마스는 이를 부인하며 진실 공방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간) 외신을 종합하면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의 병원 공격을 문제 삼아 인질 협상을 전격 중단했다.

인질 협상에 정통한 하마스 관료는 이날 로이터통신에 "가자지구 알 시파 병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응 때문에 인질 협상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하마스 관료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인질 석방에 대한 예비 합의에 도달하는 데 여러 장애물이 있었다"며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있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최대 병원인 알 시파 인근에선 가자시티 포위를 마친 뒤 지난 7일부로 시가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군이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엔 인도주의 기구에 따르면 가자지구 내 36개 병원 중 20개 병원은 양측의 교전으로 제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이스라엘군은 의도적으로 알 시파 병원을 표적으로 삼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하마스가 병원 건물과 지하를 지휘통제소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보안 관리들은 뉴욕타임스(NYT)에 "무장세력(하마스)이 병원 아래에 대규모 지휘 단지를 건설하고, 다른 의료 시설 지하에도 유사한 기지를 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는 알 시파 건물의 원래 지하실에서 더 깊이 파고들어 병원 지하를 가자지구 터널에 연결했다"며 "이후 알 시파 병원은 가자지구를 가로지르는 광대한 터널의 허브 중 하나로 성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첩보기관 신베트의 전직 고위 관리도 이스라엘 정보국과 하마스 모두 이 터널 네트워크를 '메트로(지하철)'라고 부르며, 알 시파 병원이 주요 역과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NYT에 설명했다.

신베트 전 관리와 다른 두 명의 이스라엘 관리는 NYT에 "병원 건물 여러 층에는 회의, 보관 시설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 있고, 적어도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 척 프레일리히는 "병원들이 포위되고 사람들에게 떠나라는 압력이 가해질 것"이며 "이스라엘이 민간인을 상대로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아니지만, 병원이나 적어도 병원 지하에 있는 것은 모두 청소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가자지구 알 시파 병원 위성사진. ⓒ 로이터=뉴스1 ⓒ News1 박형기 기자

하마스는 자신들과 알 시파 병원은 무관하며 가자지구 보건당국이 이를 관리한다고 반박했다. 모하메드 아부 살미야 알 시파 병원장은 NYT에 "이스라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알 시파에서 일했던 노르웨이 의사 매즈 길버트와 에릭 포세도 "병원에는 하마스가 없다"고 주장했다.

국제사회도 이스라엘의 병원 공격과 관련해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휴먼라이츠워치(HRW)는 가자지구 내의 병원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격 수위가 높아지자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알 시파 병원을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무고한 사람들,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있는 병원에서 교전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이스라엘 국방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왔다"고 말했다.

이처럼 하마스의 반박과 국제사회의 자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물러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가디언은 "알 시파 병원에 대한 통제권을 확립하는 것은 군사적, 정치적 이유로 이스라엘의 주요 목표"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이 이번 전쟁 목표로 내건 '하마스 척결'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하마스가 민간인을 방패 삼아 숨겨둔 기지를 샅샅이 찾아내 없앨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텔아비브 국가안보연구소의 코비 마이클 교수는 "이번 전쟁에서 하마스가 다시 군사적 위협을 가하거나 정부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하마스의 요소를 해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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