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상의 비교 체험, 이관희-이재도와 함께한 인터뷰
프로농구 한 경기가 끝나면 공식 기자회견이 이뤄진다. 패장과 승장에 이어 수훈 선수 순이다. 수훈 선수 인원 제한은 없다. 보통은 1~2명이 들어온다.
유기상은 지난 2일 고양 소노, 지난 10일 부산 KCC와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두 번 모두 동료와 함께 들어왔는데 한 번은 이관희, 한 번은 이재도였다. 이관희와 이재도는 인터뷰 방식이 전혀 다르다. 이관희는 톡톡 쏘고, 이재도는 곁에서 많이 거든다.
유기상은 소노와 경기 3쿼터 막판 3점슛 라인을 밟고 슛을 시도해 성공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유기상은 “슛은 언제든지 쏘라고 말씀하셔서 주저할 생각이 없다”며 “이관희 형과 이야기를 할 때 지난 번에 패스 준 걸 못 넣은 적이 있다. 그 때 관희 형이 패스 안 준다고 했는데 이번에 (패스를) 줬을 때 넣어서 믿음을 준 거 같다(웃음)”고 이관희와 일화를 꺼냈다.
이 말을 들은 이관희는 “이번 시즌 네 3점슛은 내가 다 어시스트 했다. 지난 경기 3점슛도 내가 어시스트를 했다”고 자랑했다.
유기상은 “하나 빼고 거의 다 (이관희가 어시스트를) 했다”며 인정한 뒤 “잘 보이려고 노력한다. 운동할 때도 (슛이) 없다며 트래쉬토크도 해줘서 멘탈이 강해진다(웃음)”고 했다.
유기상은 시즌 초반 LG가 추구하는 수비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비 능력을 인정받는 이관희는 유기상에게 조언을 해달라고 하자 “슈터도 타고나야 하는 부분이 있지만, 수비도 타고 나야 하는 부분이 있다. 유기상과 양준석은 수비는 틀렸다. 기본이 안 되어 있다”며 웃은 뒤 “두 선수는 수비보다 공격에 초점을 맞추는 게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자 유기상은 “나는 수비를 할 거다. 관희 형과 체격도 비슷하고, 하는 것도 옆에서 보고 배운다. 몇 년 뒤에는 관희 형처럼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웃음)”고 자신했다.
이관희는 그러자 “처음 왔는데 (나와) 잘못 (들어)왔네(웃음). 이런 인터뷰를 하면 안 돼”라며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KCC와 경기를 마친 뒤 유기상은 소노와 경기 후 이관희처럼 되고 싶다고 했었다는 질문이 나오자 “나는 우리 팀의 모든 형들을 존경한다. 왜냐하면 정말 형들도 10년씩 활약하면서 노하우가 있다. 그걸 보면서 열심히 배운다”며 “관희 형은 포지션도 겹치고, 신체조건도 비슷해서 수비 방법을 물어보는데 그걸 잘 안 알려준다”고 했다.
곁에 있던 이재도가 끼어들었다. 이재도가 “내 칭찬을 해. 왜 (기자회견에 함께 들어온 나를 두고) 다른 선수 이야기를 해”라고 하자 유기상은 “(이재도가) 뱅크슛이나 2대2 플레이로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가니까 그런 걸 물어봤다. 다 해보고, 시간이 흘려야 해결이 될 거 같다”며 “이 자리를 빌어서 필리핀(전지훈련)을 갔을 때 한상혁 형과 같은 방이었는데 팀에 적응할 수 있게 경기 내외적으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재도가 한 번 더 거들었다. 이재도는 “관희 형에게는 인터뷰 기술을 배워야 한다. 딱 자극적이게 기사 적기 편하게 말을 해야 하는데, 인터뷰를 많이 해보면 느낄 거다”고 조언했고, 유기상은 “차차 배워가겠다”고 했다.
유기상에게 선발과 교체로 나올 때 차이를 묻는 질문이 나오자 이재도는 “심적으로 흔들릴 나이가 아니다. 이름을 불러주면 당연히 머리 박고 뛰어야 한다”고 먼저 입을 열었다.
유기상은 “지금은 그냥 이재도 형 말처럼 신인답게 막 뛰어다니는 게 제일 멋진 모습이고, 나중에 봤을 때 맞는 거다. 주전이면 감사하고, 아니면 내가 해야할 역할이 있으니까 그렇게 뛴다”고 했다.
이재도는 유기상을 두고 “착한 캐릭터다. 기상이 성격이 나와 비슷하다”고 했다.
#사진_ 점프볼 DB(유용우, 이재범 기자)
Copyright © 점프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