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비예가스, 하늘로 간 딸에게 바친 눈물의 우승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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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미아가 하늘에서 보고 있겠죠."
카밀로 비예가스(41·콜롬비아)는 9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 퍼트를 넣은 뒤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고는 하늘을 한참 동안 응시했다.
2위 알렉스 노렌(스웨덴)을 2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한 비예가스는 무려 9년 3개월 만에 PGA 투어 통산 6승째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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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미아가 하늘에서 보고 있겠죠.”
카밀로 비예가스(41·콜롬비아)는 9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우승 퍼트를 넣은 뒤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고는 하늘을 한참 동안 응시했다.
눈시울을 붉힌 비예가스는 우승 인터뷰를 하면서도 다시 한번 하늘을 쳐다봤다. 그는 “저기에서 내 아이가 지켜보고 있어요”라며 3년 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떠난 어린 딸을 떠올렸다.
온몸을 지면에 밀착해 그린을 살피는 독특한 자세 때문에 ‘스파이더맨’으로 불리던 비예가스는 한때 PGA 투어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선수였다. 군살 없는 모델 같은 몸매에 화려한 의상, 거침없는 경기 스타일, 톡톡 튀는 말솜씨에 이르기까지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2014년 8월 윈덤 챔피언십 우승 이후 경기력이 떨어지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게다가 2020년 7월 생후 22개월 된 딸 미아를 뇌종양으로 떠나보내는 비극을 맞았다. 그사이 7위까지 올랐던 세계 랭킹은 654위까지 곤두박질쳤다.
그럼에도 비예가스가 서있어야 할 곳은 역시 필드였다. 그는 다시 마음을 다잡고 떠나보낸 딸의 이름을 담은 ‘미아의 기적’이라는 자선재단 활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아들 마테오도 태어났다. 비예가스는 딸의 죽음 이후 약 3년 4개월 만에 기다리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비예가스는 13일(한국시간) 버뮤다 사우샘프턴의 포트 로열 골프코스(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버터필드 버뮤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최종 합계 24언더파 260타를 기록했다. 2위 알렉스 노렌(스웨덴)을 2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한 비예가스는 무려 9년 3개월 만에 PGA 투어 통산 6승째를 차지했다.
지난주 월드 와이드 테크놀로지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후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비예가스는 “골프는 내게 훌륭한 것을 많이 주지만 그 과정에서 나를 걷어차기도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였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이번 우승으로 비예가스는 2025년까지 2년간 PGA 투어 시드를 획득했고, 2015년 이후 9년 만에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와 PGA 챔피언십 무대를 밟을 수 있게 됐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던 노렌은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비예가스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노렌은 “내 아내와 비예가스의 아내가 친해서 그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잘 알고 있다. 비예가스의 가족에게 일어난 일이 너무나 가슴 아팠기 때문에 그의 우승이 더욱더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렌은 “나도 자녀를 두고 있는 만큼 비예가스가 겪은 일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의 경기 방식은 물론, 그가 끔찍한 일을 겪은 후 살아가는 방식에 놀라고 있다. 정말 축하한다”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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