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기차’ 속도 안 늦춘다…‘정주영 회장’ 되살린 까닭은

이진주 기자 2023. 11. 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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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기념 연설을 하고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 내에 연간 20만 대 규모의 전기차(EV) 전용 공장을 짓는다. 충남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신설하는 국내 신규 생산시설이다.

현대차는 13일 오전 울산공장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두겸 울산시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울산 EV 전용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기공식에서 “울산 EV 전용 공장은 앞으로 50년 전동화 시대를 향한 또 다른 시작이다. 오늘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함께 100년 기업에 대한 꿈을 나누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회장은 “과거 최고의 차를 만들겠다는 꿈이 오늘날 울산을 자동차 공업 도시로 만든 것처럼, 현대차의 EV 전용 공장을 시작으로 울산이 전동화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 모빌리티 도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최근 전기차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격적 투자를 유지하는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존에 해왔던 투자이고 코스트(비용) 절감이나 여러 가지 방법도 있겠지만, 큰 틀에서 어차피 전기차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운영의 묘를 살려서 해볼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당장 어려워 보여도 전기차로 전환을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기공식에는 인공지능(AI)을 통해 복원된 창업자 정주영 선대회장(2001년 작고)의 생전 목소리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조부 때 뿌린 ‘자동차 강국’의 씨앗을 전기차 시대를 맞아 더 꽃피우겠다는 메시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 선대회장은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다.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고 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판매량에서 도요타, 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랐다. 올해 1~3분기 영업이익은 이미 20조원을 처음 돌파했다.

울산 EV 전용공장 조감도.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약 2조원을 투자해 축구장 80개에 달하는 54만8000㎡ 부지에 EV 전용 공장을 짓는다. 현대차가 국내에 새 공장을 짓는 것은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만이다. EV 전용 공장 부지는 과거 종합 주행시험장으로 쓰였던 곳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이사는 “종합 주행시험장은 쏘나타, 엑센트, 아반떼 등 현대차의 글로벌 장수 모델들이 성능과 품질을 담금질한 역사적인 장소이자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연구가 일찍부터 시작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025년 1분기부터 EV 전용 공장에서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동화 모델이 처음 생산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인간 중심의 EV 전용 공장을 구축하기 위해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근로자 안전과 편의·효율적인 작업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미래형 공장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HMGICS의 제조 혁신 플랫폼에는 수요 중심의 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이 포함돼 있다. 현대차는 이를 활용해 EV 전용공장에 부품물류 및 조립설비 자동화 등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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