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제’ 유지 속 일부 업종·직종 '60시간 이내' 유연화

김호석 2023. 11. 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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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부 업종과 직종에 한해 '주 52시간제'를 유연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성희 노동부 차관은 "조사 결과를 전폭 수용해 주 52시간제를 유지하면서 일부 업종·직종에 한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근로자 3839명, 사업주 976명, 국민 1215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 결과 현행 주 52시간제(기본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가 상당 부분 정착됐지만, 일부 업종과 직종에서는 애로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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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희 노동부 차관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로시간면제 제도’ 운영과 ‘운영비 원조’에 대한 기획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일부 업종과 직종에 한해 ‘주 52시간제’를 유연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8월 국민 6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근로시간 관련 대면 설문조사의 결과와 이를 반영한 제도 개편 방향을 13일 발표했다.

이성희 노동부 차관은 “조사 결과를 전폭 수용해 주 52시간제를 유지하면서 일부 업종·직종에 한해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정부는 연장근로 단위를 현행 ‘주’에서 ‘월·분기·반기·연’ 등으로 유연화하는 개편안을 발표했다가, 주 최대 근로시간이 69시간까지 늘어나는 데 대한 반발이 거세자 재검토에 들어갔다.

노동부는 근로자 3839명, 사업주 976명, 국민 1215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 결과 현행 주 52시간제(기본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가 상당 부분 정착됐지만, 일부 업종과 직종에서는 애로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근로자 41.4%, 사업주 38.2%, 국민 46.4%가 연장근로 단위를 확대해 “바쁠 때 더 일하고 그렇지 않을 때 적게 일해 연장 근로시간을 주 평균 12시간 이하로 하는 방안”에 대해 동의했다.

이를 일부 업종·직종에 적용하자는 데 대해선 동의율(근로자 43.0%, 사업주 47.5%, 국민 54.4%)이 더 올라갔다.
 

▲ 이성희 노동부 차관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근로시간면제 제도’ 운영과 ‘운영비 원조’에 대한 기획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연장근로 단위를 ‘주’에서 ‘월’로 확대하면, 최대 연장근로 시간은 주 12시간 대신 월 52시간(12시간×4.345주)이 된다. 특정 주에 58시간을 일해도 그 다음주에 45시간을 근무해 월 연장근로 시간을 한도 내로 유지하면 위법이 아니다.

설문 응답자들은 연장근로 단위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업종으로 ‘제조업’을, 직종으론 ‘설치·장비·생산직’을 가장 많이 꼽았다.

주당 최대 근로시간 한도를 ‘주 60시간 이내’, ‘64시간 이내’, ‘64시간 초과’, ‘모르겠음’ 중 택하게 한 문항에선 근로자 75.3%, 사업주 74.7%가 60시간 이내를 택했다.

노동부는 설문 결과를 반영해 일부 업종과 직종에 대해 노사가 원하는 경우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세부 방안은 추후 노사정 대화를 통해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개편안이 장시간 근로와 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우려를 불러온 만큼 설문 결과를 반영해 주당 상한 근로시간 설정, 근로일 간 최소 휴식 도입 등의 안전장치도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69시간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윤석열 대통령도 “주 60시간 이상은 무리”라는 의견을 밝힌 만큼 60시간 이내에서 한도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업종 선정을 비롯한 세부 방안 마련을 위해 실증 데이터 분석과 추가적인 실태조사에 착수해 노사정 대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이성희 차관은 정부가 “근로시간제 개편을 일방적으로 추진하지 않겠다”고 강조하면서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 나갈 것인 만큼, 경영단체는 물론 노동단체도 참여해 실질적 논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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