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대표 교체할 때 쿠팡은 강한승 '재신임'…지속성장이 숙제

김민우 기자 2023. 11. 13. 14: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로켓 성장 이어간 쿠팡, '강한승 리더십' 이어간다
'이마롯쿠' 주도권 경쟁은 더 치열해 질 듯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사진제공=쿠팡

지난 3년간 쿠팡을 이끌던 강한승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이후 미국 투자 유치,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유통시장에서의 고공성장, 중소기업 상생과 물류 확장에 기여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쿠팡의 빠른 성장세에 위축된 신세계·롯데의 반격이 예상되는 만큼 강 대표는 전통적인 유통 강자들과 주도권 경쟁을 확보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성과 인정 받은 강한승 대표...美 대규모 투자금 유치로 쿠세권 '물류 혁신' 주도
쿠팡은 13일 강 대표를 쿠팡 대표이사에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2020년 11월 쿠팡 대표이사에 선임돼 3년간 경영관리 부문을 총괄해 왔다. 쿠팡의 이사회 의장도 겸하고 있다. 이번 임기는 2026년 11월까지다.

쿠팡 측은 "강 대표가 뉴욕증시 상장을 비롯해 유통시장에서의 혁신 성장을 견인하는 한편 중소기업 상생과 지역 균형 발전에 큰 성과를 내왔다"고 재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강 대표는 2021년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 이후 대규모 자금을 유치해 국내 물류망 투자 확대를 이끌었다. 쿠팡은 상장 첫해인 2021년 12억달러(1조4374억원), 지난해 7억달러(8716억원) 등 2조3000억원가량을 한국 물류센터 증설에 투자했다.

쿠팡은 2021년 유치한 투자금만 미국의 한국 직접투자(FDI)의 절반에 달하는 등 2년 연속 가장 많은 투자금을 들여온 기업 1위에 올랐다.

청와대 법무비서관·서울고등법원 판사를 거친 법조인 출신이지만, 주미대사관 사법협력관 등 국내외를 넘나드는 강 대표의 다양한 경험과 네트워크가 대규모 투자금 조달에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른바 '쿠세권'(쿠팡 로켓배송 가능 지역) 확대를 기반으로 국내 중소상공인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집중한 상생경영도 대표 성과로 꼽힌다. 쿠팡은 창립 이후 6조2000억원을 쿠세권 확장에 쏟아부었고 6만명 이상 일자리를(간접고용 포함 37만명) 창출했다.

2021년에는 지원금 4000억원을 조성해 전국 소상공인과 농축수산인들의 디지털 판로 개척에 투자했다. 그 결과 한국신용데이터에 따르면 전국 중소상공인 매출이 2019년 대비 11% 줄어들 때 쿠팡의 중소상공인 매출은 같은기간 120% 증가했다.

대규모 투자금 유치와 쿠세권 확대에 주력해온 강 대표의 리더십 덕에 쿠팡은 상장 이후 매분기 호실적을 내고 있다. 쿠팡은 올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매출(8조10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1% 늘어난 1146억원을 내며 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유통업계 수장 줄줄이 교체될 때 '나홀로' 연임...'지속성장'이 숙제

강 대표는 그간의 경영 성과로 재선임에 성공했지만 고물가와 경기침체 속 온오프라인 경계가 무의미해진 치열한 유통환경 속에서 쿠팡의 지속 성장을 이끌어야하는 도전에 나서게 됐다.

특히 경영진 교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경쟁 업체들의 반격은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매 분기 실적 정체현상을 겪은 신세계·이마트는 최근 경영진의 40%를 교체했고 롯데쇼핑도 연말 전에 일부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마트는 한채양 신임 대표를 선임하면서 이마트와 함께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이마트24를 겸직하게 했다. 오프라인 유통사업군의 핵심 3개사를 통합 운영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한 대표가 꺼내든 카드는 '본업 경쟁력 강화'다. 그는 지난 9일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내년부터 점포 출점을 재개해 회사 성장동력을 다시 확보할 것"이라며 "영업 기반인 점포의 외형 성장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에 150여개 점포를 보유한 이마트는 한동안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점포를 늘려오지 않다가 본업인 오프라인 중심의 경쟁력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또 고객 체험형 매장을 전국으로 확대하면서도 '쓱1데이 배송' 등 익일배송 서비스를 키워 로켓배송와 정면 승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보다 앞서 마트와 슈퍼를 통합 운영한 롯데는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와 손을 잡고 온라인 식료품 배송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2023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자동화물류센터 6개를 지을 예정으로 오는 12월 1호 물류센터를 착공한다.

롯데의 투자 공세는 그동안 쿠팡과 이마트, 마켓컬리 등이 주도해온 신선식품 배송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가 이마롯쿠(신세계이마트·롯데·쿠팡) 유통3사 경영진 가운데 올해 재선임에 성공한 유일한 CEO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면서도 "고물가와 경기침체 속 온오프라인 경계가 무의미해진 새로운 유통시장 경쟁 주도권을 두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