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세계 최고속 D램 첫 상용화···중국 비보에 공급

SK하이닉스의 LPDDR5T 제품.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풀HD 영화 15편을 1초만에 처리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른 모바일 D램 제품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납품한다.

SK하이닉스는 초당 9.6기가비트(Gb)의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현존 최고속 모바일용 D램 ‘LPDDR5T’의 16기가바이트(GB) 패키지를 고객사에 공급한다고 13일 밝혔다.

고객사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Vivo)다. 비보는 자사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X100’과 ‘X100 프로’에 해당 D램을 탑재할 예정이다.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LPDDR)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용 제품에 들어가는 D램 규격을 뜻한다. 전력 소모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낮은 전압에서 동작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LPDDR5T는 SK하이닉스가 최초 개발한 버전으로, 8세대 LPDDR6가 업계에 공식 출시되기 전 7세대인 LPDDR5X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제품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월 LPDDR5T 개발에 성공한 직후부터 글로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기업들과 성능 검증을 진행하며 제품 상용화를 준비해 왔다.

비보의 최신 스마트폰에는 LPDDR5T와 함께 대만의 반도체 설계기업 미디어텍의 최신 모바일 AP ‘디멘시티 9300’이 탑재된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LPDDR5T를 미디어텍의 모바일 AP에 적용해 진행한 성능 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에서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LPDDR5T 16GB 패키지의 데이터 처리 속도는 초당 77GB로, 이는 풀HD급 영화 15편을 1초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모바일 시장에서 고성능, 고용량 모바일 D램 수요가 늘고 있다”며 “시장 수요를 잘 맞춰가는 한편, AI 메모리에서 확보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D램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해 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