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시간이 잠시 머무는 캔버스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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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생동감을 회화로 되살리는 작품으로 유명한 이은주 작가가 오는 11월15일 개인전을 연다.
이은주 작가가 이번 개인전 '24절기 : 존재와 시간'을 통해 선보일 작품들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24절기에 해당하는 날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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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공성윤 기자)
사진의 생동감을 회화로 되살리는 작품으로 유명한 이은주 작가가 오는 11월15일 개인전을 연다.
이은주 작가가 이번 개인전 '24절기 : 존재와 시간'을 통해 선보일 작품들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24절기에 해당하는 날의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그 배경은 작가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양평이다. 이 작가는 작품 속 풍경에 멸종 위기에 처한 여우와 수달, 수리부엉이, 담비 등을 등장시킨다.
이 작가는 지나간 시대의 낡은 사진을 가져와 작업했다고 밝혔다. 순간을 포착한 사진을 흑백 이미지로 환원한 뒤, 작가 특유의 붓터치로 지나간 시간을 표현하는 식이다. 이 작가는 "시간의 흐름과 변화를 담아내기 위해 촬영, 약품 제조, 인화, 조색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작업으로 공을 들여 이미지를 형성했다"며 "캔버스 위에 점을 찍듯이 직접 그려 넣는 방식의 회화로 작품을 채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캔버스에 시간을 담고자 했다"고 표현했다.
이 작가의 작품 세계는 독일의 실존주의 철학자 하이데거의 사상과 맞닿아 있다고 평가된다. 하이데거는 그의 저서 《존재와 시간》을 통해 시간에 대한 독특한 생각을 묘사했다. 그에 따르면, 본래 시간이란 통상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객관적인 시간이 아니다. 대신 내가 무언가를 하는 시간, 무언가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시간, 무언가 의미 있는 사건이 발생하는 시간을 말한다고 한다. 결국 하이데거의 주장은 우리 자신의 존재 의미와 존재 가능성이 기본적으로 시간이라는 개념에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동아시자 지역에서 예로부터 주장해 온 24절기론 역시 여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인간은 태어난 절기에 따라 타인과 사물과의 관계를 정립한다. 인간이 개별성을 갖게 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 작가도 이처럼 절기와 인간의 상호 작용, 나아가 절기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자 했다.
이 작가의 이번 개인전은 11월15일부터 11월27일까지 서울 종로구 토포하우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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