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으로 쌓아올린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회화와 조각의 시적인 결합 시도
이태원 리만머핀 서울에서 벨트란의 개인전 ‘완전한 붕괴 그 이면에 남는 것’이 열린다. 12월 23일까지 신작 평면작업 7점을 선보이는 전시는 회화의 입체성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리만머핀 뉴욕과 마이애미 아트디자인 박물관 등에서 개인전을 다수 연 각광받은 신예다.
보기엔 단순한 색면 추상화처럼 보이지만, 노동 집약적 작업 과정이 경이롭다. 맞춤형 틀을 제작해 물감을 붓는다. 시간이 지나 물감이 완전히 굳으면 다른 색을 한 겹씩 더 쌓아올린다.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간의 반복을 통해 물감층이 응집되면 가느다란 조각으로 잘라내, 평면의 나무 패널에 세로로 부착한다. 보이는 건 회화 같지만, 과정은 조각에 가깝다.
개막일인 9일 방한한 작가는 “깨뜨린 조각들을 붙여서 구현하고 싶은 건 새로운 회화의 가능성이었다. 내 관심사는 물질성과 광학성이다. 빛과 물질이란 상반된 개념을 한 작품에 넣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인류의 생태학적 위기를 성찰하는 의미의 전시 주제를 정한 작가의 다양한 관심사도 작품에 투영된다. 블랙홀로 영감받은 작품도 있고, 인상주의를 재해석한 작품도 걸렸다. ‘아닐린 빛’은 태곳적 역사를 가시화해 햇빛과 퇴적물의 화학반응을 조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단절’을 표현하기 위해 물감의 층 사이로 작업실 남은 재료나 스티로폼 같은 폐기물도 틀 안에 붇기도 한다. 작가는 “다른 재료가 한공간에 공존하는 느낌이 좋았다. 작품만큼이나 재료들도 개별적으로 주체성이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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