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아용인에 非明 오형제까지”…‘언더독’ 역습, 총선 판세 바꿀까

변문우 기자 2023. 11. 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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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신당’에 금태섭도 긍정 기류…非明은 ‘원칙과 상식’ 모임 예고
“언더독 연대, 파급력 엄청날 것”…일각선 “외연 확장성 한계” 지적도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총선을 5개월가량 앞두고 거대양당의 비주류 세력이 '반란'을 도모하는 모습이다. 여당에선 이준석 전 대표를 필두로 비윤석열(비윤)계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이 다시금 뭉쳤다. 야당에선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가결파로 징계처분까지 거론된 비명(비이재명)계 중진들(이상민·조응천·이원욱·김종민 의원 등)이 자체 모임 결성을 예고했다. 이 같은 '언더독'들의 역습에 양당 지도부도 총선 판도에 지각변동이 생길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시사저널

"당 상황에 질식"…움직임 나선 비주류

이준석계 인사로 분류되는 '천아용인' 네 사람은 지난 11일 공개적으로 회동 사실을 알렸다. 이 전 대표와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이날 서울 동대문구 허 의원의 사무실에서 4시간가량 만난 것이다. 정치권에선 이들의 깜짝 만남이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이준석 신당' 합류로 이어질 가능성도 함께 점쳐졌다.

이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신당에 관심을 보인 국민의힘 의원 5~6명의 이름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천아용인 네 사람도 신당 합류에 대해 긍정적인 기류다. 회동 직후 "여러 갈래의 길이 있을 때는 항상 국민을 보고 가야 한다"(천 위원장), "그때 그 각오, 그때 그 마음으로"(허 의원), "만나서 이야기했다. 앞으로의 작전이 이해가 간다"(김 전 위원), "그것이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하는 것"(이 의원) 등의 소회도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민주당 비명계 의원들도 '이재명 체제'에 반발하며 움직임에 나선 모습이다. 특히 당 지도부의 총선 관리 중책에 연이어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독점하면서 비명계의 불만은 날로 커진 상황이다. 김종민 의원도 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역대 가장 불공정한 공천이 될 것"이라며 비명계 '공천 학살'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조응천 의원도 "비명계는 도마 위 생선", "당 상황이 질식할 지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원욱 의원은 비명계 의원 주축인 '원칙과 상식'(가칭) 모임 출범까지 예고했다. 이 의원은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상민·조응천·김종민 의원 등과 함께) 공동행동을 할 수 있는 모임을 오픈시킬까 싶다"며 "(모임을 만들면 당 지도부에) 압박이 발휘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기에 이상민 의원은 최근 '이준석 신당' 합류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한 달 안에 결판을 낼 생각"이라는 입장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네 사람이 지난 11일 허은아 의원 사무실에서 회동을 가졌다. ⓒ페이스북 캡처본

"실체 있는 무게" "적이 너무 많아"

정치권에선 언더독들의 역습이 총선 판세를 바꿀 만큼 파장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준석 신당'은 유승민 전 의원이 합세하는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5~20%에 육박하는 수치도 나온 바 있다. 여당 내에서도 '수도권 위기론'을 주장한 윤상현 의원 등이 "국민의힘 후보 표를 잠식해,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수도권과 영남에서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해왔다.

특히 해당 신당은 이미 제3지대로 나온 금태섭 전 의원과도 물밑 작업을 거친 사실이 알려져 주가가 더욱 오르고 있다. 금 전 의원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전 대표와의 회동 사실을 거론해 "생각이 다른 점도 많은데 그래도 얘기가 통한다"며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이상민 의원 등 민주당 세력까지 연대할 경우 신당의 파급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윤계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명분·설득력·지지층도 있고 명망 인사들도 모이는 만큼, 실체 있는 무게"라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비주류 세력들이 '외연 확장성'에 한계가 있어 총선에 큰 영향을 끼치긴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이준석 신당의 경우는 '정책 아젠다' 등에서 다른 정치인들과 융화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비명계 야권 관계자는 시사저널에 "이 전 대표는 그동안 정치를 하며 적을 너무 많이 만들었다"며 "금 전 의원과는 젠더 이슈에서 양극단으로 치닫고, 이상민 의원과도 장애인 관련 이슈 등으로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 비명계 모임의 경우도 단순히 '반명(반이재명)' 기조만으로는 독자적 영향력을 끼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비명 모임은 누가 봐도 이재명 대표 체제를 흔들어 공천을 못 받을 사람들"이라며 "정치는 공동체인 만큼 당내 보이지 않는 윤리가 있어, 당원들 입장에선 배신자로 치부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 사람들이 당을 따로 만든다고 해도 명분이 없기 때문에, 민주당 자체에 큰 타격을 주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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