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3분기 2조원 ‘깜짝 영업이익’···‘반짝 흑자’에 그치나
한전 “요금조정·연료가격 안정화 때문”
4분기 국제유가 상승으로 다시 적자 가능성
가스공사 미수금 전분기 대비 2767억원 증가
국제 유가 등이 하락함에 따라 한국전력이 올해 3분기에 약 2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으로 국제 유가 추가 인상 우려가 커 ‘반짝 흑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가스공사 또한 2300억원대 이익을 냈으나, 가스요금 동결로 미수금(12조원대)은 더 늘어나게 됐다.
한전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9966억원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한전이 분기 영업이익이 흑자를 낸 것은 2021년 1분기 이후, 약 2년 반 만이다. 지난해 4분기 약 10조8000억원 적자를 냈던 한전은 올해 1분기 약 6조2000억원, 2분기 2조2724억원으로 점점 적자 폭이 줄어들었다.
한전이 흑자로 돌아선 데는 연료비 가격이 하락한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실제 한전 전력통계월보를 보면 3분기 한전은 킬로와트시(㎾h)당 145.9원에 전기를 사서 160.5원에 팔아 약 14.6원의 수익을 거뒀다. 한전은 전력망 투자 등을 고려해 통상 ㎾h당 22원을 적정 운영비로 보고 있지만, 재무위기 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맨 만큼 13.7원을 남긴 것만으로도 소폭 흑자를 거뒀다.
다만, 한전이 재무 위기에서 벗어나려면 상당 기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쌓인 누적적자만 45조원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한전은 6조4534억원이나 적자를 냈다.
최근 국제유가 등 연료비 가격 상승으로 4분기에 다시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 8일에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렸지만 한전 적자 해소에는 턱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한전은 이번 인상으로 연간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2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내년에는 한전이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현재 한전이 한전법에 따라 발행할 수 있는 한전채는 104조6000억원이다.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5배까지 한전채를 발행할 수 있는데,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자본금과 적립금의 합계가 20조9200억원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융투자 업계에서 올해 한전이 7조6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점이다. 이 경우, 최대 사채발행한도는 66조6000억원으로 쪼그라든다. 지난달 기준 한전이 발행한 회사채 누적 잔액이 79조6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13조원을 줄여야 하는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승인을 얻어 사채발행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의 6배까지 확대해도 추가 발행 여력은 약 3000억원에 그친다. 회사채 발행이 여의치 않으면 한전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은행 대출이나 기업어음(CP) 등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한전은 “2022년 4월 이후, 5차례의 요금조정과 연료가격 안정화로 3분기에 영업이익이 발생했지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에 따른 국제유가와 환율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흑자 지속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가스공사도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6% 증가한 23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가스공사 미수금은 12조5202억원으로 2분기와 비교해 2767억원 늘었다. 미수금은 천연가스 수입 대금 중 가스 요금으로 회수되지 않은 일종의 영업손실이다. 가스공사는 가스 구매가격보다 판매가격이 저렴할 경우, 적자분을 외상값과 같은 자산으로 분류한 뒤 가스요금 인상을 통해 회수한다.
정부가 난방비 부담을 고려해 올해 4분기 가스요금을 동결함에 따라 미수금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4·5·7·10월에 걸쳐 가스요금을 MJ(메가줄)당 5.5원(약 38.7%) 올렸지만 올해는 지난 5월 한차례 인상(MJ당 1.04원)하는 데 그쳤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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