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시대 온다...10년 내 ‘상온 자성 반도체’ 구현될 것“

문세영 기자 2023. 11. 1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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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대신 스핀을 활용한 '스핀트로닉스' 시대가 10년 내 도래할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이 단장은 "모든 과학적인 조건을 만족한 소재를 제작한 뒤, 웨이퍼 크기로 대면적 제작까지 성공해야 상용화 목전에 다다를 수 있다"며 "현재의 연구는 스핀트로닉스 구현을 위한 걸음마 단계 수준이지만, 다양한 연구자들이 협력을 통해 힘을 모은다면 향후 10년 안에 이 도전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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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희 IBS 나노구조물리 연구단장
IBS 제공

전자 대신 스핀을 활용한 ‘스핀트로닉스’ 시대가 10년 내 도래할 것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영희 나노구조물리 연구단장(성균관대 HCR 석좌교수)이 지난달 2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상온 자성 반도체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길을 짚어보는 논평을 게재했다고 13일 밝혔다. 

상온 자성 반도체는 2005년 사이언스가 과학 분야 미해결 난제 125가지 중 하나로 꼽은 과제로, 난제 선정 뒤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구현되지 않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은 스핀트로닉스다. 

전자기기가 작아지면서 소자의 집적도가 증가했다. 소자의 크기가 수 나노미터 수준으로 작아지면서 단위면적당 소비전력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발열로 인해 소자의 성능이 떨어지거나 작동을 못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자 대신 스핀을 활용하는 기술인 스핀트로닉스 개념이 등장했다. 

스핀트로닉스의 핵심 구성 요소는 자성체다. 기존 컴퓨터는 하드디스크에 있는 자석의 움직임에 따라 생기는 저항 변화로 0과 1의 데이터를 읽는다. 반면 스핀트로닉스는 자성체 내부 스핀들의 정렬 변화로 저항을 조절한다. 

스핀트로닉스의 자성체는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상온에서 스핀 정렬을 유지하고, 전압에 따라 스핀 정렬을 바꾸는 ‘스핀 스위칭’이 일어나야 하며, 대면적 소자 제작이 가능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기존 반도체에 소량의 자성물질을 주입하는 방식으로 스핀트로닉스 소재를 제작하고 있지만, 이는 모든 조건을 충족하지 않는다. 

나노구조물리 연구단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연구들을 발표했다. 2020년에는 2차원 반도체 물질인 텅스텐이셀레늄화합물에 자성을 가진 불순물인 바나듐 원자를 주입해 상온에서 강자성을 나타내는 2차원 자성 반도체 소재를 개발했다. 올해 8월에는 이 물질을 전압에 따라 스핀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스핀 스위칭 소자로 구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핀트로닉스 상용화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다. 스핀 정렬이 풀리는 큐리 온도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 큐리 온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점, 높은 큐리 온도를 얻기 위한 최적의 불순물 도핑 농도를 결정해야 한다는 점, 스핀이 더 견고히 정렬될 수 있도록 자기 질서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점 등이 남은 과제다. 

이 단장은 “모든 과학적인 조건을 만족한 소재를 제작한 뒤, 웨이퍼 크기로 대면적 제작까지 성공해야 상용화 목전에 다다를 수 있다”며 “현재의 연구는 스핀트로닉스 구현을 위한 걸음마 단계 수준이지만, 다양한 연구자들이 협력을 통해 힘을 모은다면 향후 10년 안에 이 도전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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