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위기 다시 커지는 미국…임시예산안 제안한 신임 하원의장 리더십 첫 시험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위기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오는 17일(현지시간) 임시 예산안 만료를 앞두고 마이크 존슨 신임 하원의장이 추가 임시예산안을 제안했지만 백악관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까지 이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존슨 의장이 전날 임시 예산안을 제안했음에도 셧다운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거부권 행사까지 시사하고 있는데다, 심지어 공화당 강경파도 정부 지출 삭감, 이민자 억제 방안 등이 제외된 존슨 의장의 예산안에 대해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존슨 의장은 부처 별로 예산 소진 시기를 다르게 하는 이른바 ‘2단계’ 임시예산 법안을 만들어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설명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재향군인, 에너지, 농업, 교통, 주택 관련 부처 예산은 내년 1월19일까지, 국방·국무·국토안보부 등의 예산은 2월2일까지 배정하기로 했다. 연말에 12개 부처별 세출법안을 하나로 묶어 처리하는 기존 관행에서 벗어난 것이다. 존슨 의장의 의도는 일단 셧다운 위기는 피하되 임시 예산안을 통과시켜 시간을 번 뒤 개별 협상을 통해 최대한 많은 폭의 정부 지출 삭감을 관철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존슨 의장은 13일 하원 운영위원회를 거쳐 14일 임시 예산안을 본회의에서 표결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화당 강경파가 대규모 지출 삭감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시예산안에 반발하고 있어 운영위 통과조차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강경파 프리덤코커스 정책 의장을 맡고 있는 칩 로이 하원의원은 지출 삭감을 반영하지 않은 존슨 의장의 예산안에 대해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의장 시절의 예산과 다를 바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하원 표결에서 민주당이 존슨 의장의 예산안에 전원 반대표를 던진다고 가정할 경우, 공화당 의원 다섯 명만 이탈해도 과반 득표가 무산된다. 현재 하원 의석 수 차이는 공화 221석, 민주 212석으로 9석에 불과하다.
민주당 입장에선 이번 제안이 대규모 예산 삭감을 담지 않았고, 시급한 국방 예산의 경우 임시 예산안 기한을 길게 잡았다는 점에서 협상 여지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존슨 의장이 민주당의 지지를 등에 업을 경우 공화당 강경파 등의 반대에 부딪힐 수 있다. 폴리티코는 “존슨 의장이 첫번째 시험대에 올랐다”며 “셧다운을 막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지지가 필요하지만, 민주당에 의존하면 그의 공화당 내 입지가 위험해진다”고 지적했다.
백악관도 존슨 의장의 제안을 강력 반대하며 거부권 의사까지도 내비쳤다. 백악관은 전날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존슨 의장의 예산안이 “더 많은 공화당발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공화당은 시간 낭비를 중단하고 셧다운을 막기 위해 초당적으로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관리예산국(OMB)은 이미 연방 기관들에 셧다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3대 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을 최고 국가 신용등급인 Aaa로 유지했던 무디스도 셧다운 가능성이 커지자 지난 10일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8월 신용평가사 피치는 재정적자 등의 우려로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한 바 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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