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공격 피해자 가족 “복수 원하지 않아…평화 간절”
지난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살해되거나 납치된 피해자의 가족들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보복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가족을 잃은 이들 3명은 12일(현지시간) 보도된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마스의 행동에 대해 고통과 분노를 느꼈지만 ‘복수’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수의 이스라엘 국민이 현재 가자지구 침공을 지지하고 있지만, 실제 피해자의 가족들 중 일부는 이러한 보복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마스에 의해 부모 모두를 잃은 이스라엘인 마오즈 이논(48)은 “이스라엘을 위해 전쟁을 멈춰야 한다”면서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촉구했다. 그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위한 무덤을 팠는데, 이스라엘군은 그곳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논의 가족은 지난달 6일 유대인 명절을 맞아 텔아이브에서 모였다. 이후 그의 부모는 자신들의 자택이 있는 키부츠로 돌아갔으나 다음날 하마스의 공격으로 집에 불이 나 사망했다. 지난 30여년 동안 사회운동가로 활동해온 이논은 이날 이후 ‘평화운동가’로 변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가 자신들의 존재를 정당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인질들을 무사히 데려오는 것뿐”이라면서 “그러나 그들은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 결코 오지 않을 승리를 위해 인질들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복수, 피, 폭격 등으로 하마스를 끝장낼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됐다”며 “수많은 가자지구 사람들이 죽는다면 하마스라는 이데올로기만 강화될 뿐”이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하마스에 인질로 끌려간 이스라엘인 네타 하이만(50)도 이번 일로 오히려 평화에 대한 열망이 강화됐다고 밝혔다. 그는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복수가 어떤 식으로든 우리에게 도움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군사작전으로 인질들을 데려올 수 없다. 하마스와 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이만은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어머니가 하마스에 강제로 끌려가는 모습을 목격했다. 이후 그는 이스라엘 언론들과의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나서 이번 분쟁에 대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책임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하이만은 “네타냐후 총리는 23년 동안 끝내지 못한 분쟁을 해결하는 대신 ‘하마스를 끝장낼 것’이라고 외친다”면서 “유일한 해결 방법은 정치적 합의”라고 말했다. 이어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이 지속되는 한 점점 더 끔찍한 새로운 폭력 사태가 언제든지 도래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형제를 잃은 노이 카츠만(27) 역시 “내 가족의 죽음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데 이용되지 않길 바란다”면서 “그것은 우리에게 평화나 더 나은 삶을 주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면 우리의 안보가 유지되고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내 형제처럼 죽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뿐이다. 내 형제에게 일어난 일이 가자지구 사람들에게도 일어나길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중단해달라고 정부에 호소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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