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K신인왕···韓여자골프 세대교체 선두에 선 유해란

양준호 기자 2023. 11. 1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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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안니카 공동 12위···최종전 앞두고 수상 조기 확정]
1승 포함 톱10 진입 6차례 활약
통산 세번째 한미 신인왕 석권
내년 한국 군단 돌풍에 기대감
대회 우승 19언더파 릴리아 부
아이언 샷하는 유해란. 그린 적중률 전체 2위의 날카로운 아이언을 앞세워 최고 신인으로 우뚝 섰다. AFP연합뉴스
바람 체크하는 유해란.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유해란(22·다올금융그룹)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상 수상은 개인으로도, 한국 여자 골프 전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 뛰던 시절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공식 데뷔도 하기 전에 우승 경력을 쌓은 유해란은 한국·미국 신인상 석권이라는 역대 세 번째 기록을 썼다. 또 그의 이번 수상으로 한국 여자 골프는 4년 만에 LPGA 투어 신인상 수상자를 배출하게 됐다. 침체기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킬 상징적인 장면이라 할 만하다.

유해란은 13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벨에어의 펠리컨GC(파70)에서 열린 LPGA 투어 안니카 드리븐 바이 게인브리지 앳 펠리컨(총상금 325만 달러)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여 최종 합계 12언더파 268타를 기록했다. 공동 12위. 신인상 포인트 2위 그레이스 김(호주)이 이번 대회와 다음 대회인 시즌 최종전까지 모두 우승해야 유해란을 넘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레이스 김은 9언더파 공동 23위로 마쳤고 유해란은 남은 한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893점으로 최고 신인 타이틀을 확정했다. 2위 그레이스 김은 619점이다.

1998년 박세리로 시작된 한국 선수의 LPGA 투어 신인상은 역대 열네 번째이고 2019년 이정은6 이후 4년 만이다. 2020년은 코로나19 여파로 수상자를 뽑지 않았다. 2021년에는 패티 타와타나낏(태국), 지난해에는 아타야 티띠꾼(태국)이 가져갔다. 2015년부터 5년 연속 이어졌던 한국 선수의 신인상 수상이 끊기고 태국이 득세하자 한국 군단의 동력이 바닥을 보인 것 아니냐는 시각이 퍼졌다. 실제로 한국 선수들의 합작 승수는 2019년 15승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0·2021년에 각 7승, 지난해 4승, 올해 현재 4승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해란이 로즈 장(미국) 등 강력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슈퍼 루키로 공인받은 것이다. 로즈 장은 프로 데뷔전에서 우승하는 72년 만의 대기록을 세웠으나 6월 첫 승 뒤로는 조용하다. 유해란은 지난달 초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사흘 내리 선두를 지킨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하는 등 1승을 포함해 올해 톱10 여섯 차례 진입을 자랑했다.

2019년 추천 선수 신분으로 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를 제패하면서 이름을 알린 유해란은 이듬해 이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그해 신인상을 탔다. 176㎝의 큰 키와 정교한 아이언 플레이가 돋보이는 유해란은 KLPGA 투어 통산 5승을 올린 뒤 퀄리파잉을 수석으로 통과해 올해 LPGA 투어에 진출했다. 그린 적중률 75.7%로 전체 2위, 버디 수 314개로 3위에 오르며 미국 무대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한국·미국 신인상 수상은 신지애와 이정은6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안니카 드리븐 우승 뒤 축하 샴페인을 들이켜는 릴리아 부. AFP연합뉴스

박인비·김세영·전인지·박성현 등이 대표하던 LPGA 투어 한국 군단에도 세대교체 흐름이 뚜렷한 가운데 유해란은 새 물결의 한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 기대된다. 이달 말 퀄리파잉 최종전에 KLPGA 투어 선수가 4명이나 참가하는 등 국내파들의 미국 도전이 다시 활기를 띠는 분위기다. 유해란은 “처음 미국 진출하면서 4세 수준의 영어반에 들어가 배웠다”며 “모든 신인이 바라는 상이고 앞서 유명한 선수들이 받은 상이라 저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이번 대회 우승은 19언더파의 릴리아 부(미국)에게 돌아갔다. 공동 2위인 앨리슨 리(미국)와 아사아라 무뇨스(스페인)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상금 48만 7500달러를 받았다. 시즌 4승의 부는 인뤄닝(중국)을 끌어내리고 세계 랭킹 1위로 올라간다. 양희영은 15언더파 4위, 고진영은 7언더파 공동 31위다.

신인상 등 개인상 시상식은 16일부터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에서 시작되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700만 달러) 기간에 진행될 예정이다. 시즌 최종전에는 60명이 참가하며 그중 한국 선수는 유해란·고진영·김효주 등 8명이다.

양준호 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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