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지날 땐 항상 조심을…소방·구급차 사고 절반 넘게 교차로서 발생

정석환 기자(hwani84@mk.co.kr) 2023. 11. 13.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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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청, 교차로 교통사고 저감대책
3년간 소방차 사고 612건 가운데
교차로서 321건…시야 감소가 원인
“서행·우선 멈춤·양보운전” 당부
지난 8월 ‘전국 동시 소방차 길터주기 훈련’ 진행 당시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8월 충남 천안시 불당동의 한 교차로에서 환자를 이송하던 구급차와 승용차가 충돌했다. 구급차에 타고 있던 환자 보호자가 숨지고, 환자를 돌보던 구급대원 1명이 크게 다치는 등 7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소방차·구급차 등 소방자동차 교통사고가 이처럼 ‘교차로’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청은 13일 “잇따른 소방자동차 교통사고로 국민과 소방대원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소방차 교차로 교통사고 저감대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소방차 교통사고는 612건이다. 2020년 151건, 2021년 230건에서 지난해 231건을 기록하는 등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같은 사고로 연평균 173명의 소방대원 부상자가 발생했다.

612건 가운데 도로유형별로는 교차로 내·부근에서 사고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321건의 사고가 교차로 부근에서 발생했다. 차량별로는 구급차가 413건(67%)로 가장 많았다.

지난 8월 불당동에서 발생한 구급차 교통사고 역시 교차로에서 발생했다. 편도 5~6차선 도로를 직진주행하던 승용차가 교차로에서 직진을 하는 과정에서 구급차와 충돌했다.

교차로에서 사고 비중이 높은 것은 운전자의 시야가 가려지는 사각지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불당동 사고 당시 1·2차선으로 주행하던 차량들은 구급차를 발견하고 멈춰섰지만, 사고 차량은 1·2차선에 멈춰선 차량을 신호대기 차량으로 인식해 멈추지 않고 그대로 직진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교통사고 공학연구소에 따르면 차량 속도가 빠를수록 운전자 시력이 급격하게 저하되고, 전방 시공간 파악 범위도 좁아져 사고 발생 확률이 증가한다. 소방청은 교차로 진입 시 좌우를 살피며 서행 운전을 하고, 긴급 차량을 발견하면 우선 멈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길 터주기 등 양보운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방청은 긴급차량 운전자의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교차로 안전운전에 대한 국민들의 협조와 동참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우선 한국교통안전공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실제 도로환경과 유사한 교육시설을 활용해 소방차량 운행 교육·훈련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배덕곤 소방청 기획조정관은 “차량 운전 시 교차로에서 사이렌을 울리고 경광등을 비추면서 출동하는 소방차나 구급차가 있다면 일단 잠시 멈추거나 길을 터주고, 특히 교차로에 진입할 때는 주의깊게 좌우를 살펴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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