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진짜 '대상' 주인공 될까

'나 혼자 산다' '태계일주'로 MBC 예능서 두각...진솔한 모습에 호평
'2023 MBC 연예대상'까지 한 달, 대상 수상에 쏠리는 기대

웹툰 작가 겸 방송인으로 활동 중인 기안84가 '2023 MBC 연예대상'에서 대상 트로피를 안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AOMG 제공

"(대상은) 진짜 독이 든 성배라고 생각해요."
기안84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기안84가 진짜 올해 'MBC 연예대상'의 주인공이 될까. 연예대상 시상식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기안84의 대상 수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당초 웹툰 '패션왕'을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던 기안84가 방송계에 발을 들인 건 지난 2016년 MBC '나 혼자 산다'(이하 '나혼산')에 출연하면서다. 당시 날 것 그 자체의 생활을 보여주며 기존 출연자들과는 또 다른 재미와 공감을 자아냈던 그는 이후 '나혼산'의 고정 멤버로 합류해 올해로 7년 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물론 그 사이 몇몇 논란도 있었지만 기안84가 '나혼산'에서 갖는 존재감은 확실했다. 전업 방송인이 아닌 만큼 정제되지 않은 일상의 모습에서 나오는 재미 요소들은 매번 화제를 모았고, 그의 에피소드는 '나혼산'의 시청률 견인에 적지 않은 공을 세웠다. 단순히 재미 뿐만 아니라 개인으로써 느끼는 다양한 고민과 감정을 방송에서 가감없이 고백한다는 점도 기안84의 정체성에서 오는 장점 중 하나였다. 기성 연예인들에게서는 느끼기 어려운 '극 인간적'인 모습은 논란 속에서도 기안84가 꾸준히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였다.

오랜 활약에 힘입어 지난해 'MBC 연예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그가 올해는 대상 후보로 강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나혼산'과 함께 출연한 MBC의 또 다른 예능인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이하 '태계일주')에서 보여준 활약 덕분이다.

지난해 말 방송된 첫 시즌을 시작으로 지난 8월 종영한 시즌2에도 고정 출연했던 기안84는 자신 특유의 '날 것'의 매력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시즌2의 인도 여행에서는 갠지스 강에서 수영을 하고 강물까지 마시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시즌1 출연 당시 인연을 맺은 현지 가족과는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보여주며 진솔함과 재미, 공감까지 전했다. 좋은 반응 속 기안84는 '태계일주' 시즌3까지 나서며 이달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기안84의 대상 수상이 꾸준히 거론되는 이유는 올해 MBC 예능계에서 대상을 수상할 정도의 활약을 보여준 인물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기안84가 출연한 두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현재 MBC에서 방송 중인 예능은 '전지적 참견 시점' '놀면 뭐하니?' '안싸우면 다행이야' '라디오스타' '심야 괴담회'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 '구해줘 홈즈' '선을 넘는 녀석들-더 컬렉션' 등인데, 프로그램의 인기와 개인의 활약을 종합할 때 대상 수상이 점쳐지는 인물은 그리 많이 떠오르지 않는다.

이러한 상황 속 MBC 예능 중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나혼산'과 '태계일주'에서 활약을 펼친 기안84가 올해 대상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은 점차 힘을 실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기안84의 고민 역시 깊은 모양새다.

그는 최근 출연했던 홍진경의 유튜브 콘텐츠에서 대상 수상에 대한 기대를 묻는 질문에 "지금도 말도 안 된다. 독이 든 성배 같다"라며 "그걸(대상) 받으면 뭘 해도 뭐라고 할 것 같다. 나는 막 사는데 뭐라고 할 것 같다. (대상을) 주면 좋은데 모르겠다. 내가 뭐라고 그런가 싶다"라고 부담감을 토로했다.

'연예대상'이 갖는 무게가 큰 만큼 수상의 기쁨 만큼이나 그에 대한 부담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만약 올해 기안84가 대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이는 그의 향후 행보에도 일련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왕관의 무게'를 견디게 될 주인공이 기안84가 될 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속 많은 이들의 눈이 쏠리고 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