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만난 구리시장 "특별자치시로 편입 건의"(종합)
서울시, 경기도 지자체 편입 결정시 정부에 재정중립성 확보 제도 개선 건의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최근 정치권에서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백경현 구리시장과 만났다. 오 시장이 주변 도시의 서울 편입과 관련해 다른 지방자치단체장과 만난 것은 지난 6일 김병수 김포시장에 이어 두 번째다.
오 시장과 백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서울시청에서 약 30분간 면담했다. 앞서 백 시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구리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 시장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메가시티 서울로 구리시 편입과 관련해 30분간 의미 있고 뜻깊은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며 "구리시는 인구 19만명의 가장 작은 도시로 자족도시의 기능을 발휘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각종 개발을 통해 편익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편입의 방식으로는 재정·행정 권한은 당분간 그대로 유지하는 '특별자치시' 형태를 제시했다.
백 시장은 "구재정·행정 권한을 유지한 상태에서 특별자치시로 편입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발의해달라고 중앙당에 건의할 생각"이라며 "차후 희망 시·군과 공동협의체를 구성해서 논의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백 시장은 면담에서 "구리시는 예전부터 개발제한구역, 상수원보호구역, 군사보호지역,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과밀억제권역 등 중첩규제로 인해 도시 개발이 억제되면서 자족도시의 역할 수행에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며 "구리시가 서울로 편입된다면 구리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의견을 오 시장에게 전했다.
또 "구리시가 서울로 편입되면 각종 지하철 연장 등 교통인프라가 향상돼 구리시민의 편입이 증가하고 서울시도 구리시의 유휴지에 각종 공공시설 등을 이전해 이전 부지를 복합개발할 수 있는 등 양 도시가 동반성장할 잠재력이 풍부하다"는 이점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시장이나 중랑구 신내동 신내기지창 등을 구리로 이전하는 안을 제안했다.
백 시장은 "청량리 청과시장을 구리농산물 도매시장에 흡수하거나 신재기지창을 지하기지창으로 건립하고 그 위에 공공체육시설을 확보하면 충분히 구리시에도 공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 백 시장에게 양 도시가 합동으로 연구반을 꾸려 정밀하고 객관적인 분석을 시행하고 그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자고 화답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김포시와 마찬가지로 구리시와 함께 편입에 대한 효과와 장단점 등을 심층 분석할 '구리시 서울 편입 공동연구반'을 구성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김포시를 비롯해 주변 도시의 서울 편입에 대한 통합 연구도 수행한다.
오 시장은 지난 6일 김포시장과 면담한 뒤 '김포시 서울 편입 공동연구반'을 구성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김포시뿐 아닌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도시들을 모두 아우르는 메가시티에 대한 연구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오 시장은 "분석을 하는 데는 적어도 한두 달 이상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연말을 전후해서 상당히 진전된 분석 결과를 시민들께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오는 16일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과 3자 회동을 열고 서울 편입 관련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하남, 광명시 등에서도 일부 주민을 중심으로 서울 편입 문제가 논의되고 있어 추후 다른 지자체장과 만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서울시는 경기도 인접 지자체의 편입이 결정될 경우 보통교부세 불교부, 국고보조사업의 차등보조율 적용 등 재정적 불이익이 없도록 정부에 재정 중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여서 새로 편입되는 지자체도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고 국고보조율도 다른 광역지자체 대비 10∼30%포인트 낮게 차등 적용받게 된다.
오 시장은 "김포·구리시 등과 시작된 논의는 총선과 관계 없이 선거 후에도 계속 진행될 것"이라며 "서울 인근 지자체의 편입이 시민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서울의 도시경쟁력과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속해서 연구하고 고민하면서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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