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 듯 다른’ 한국·대만 악기가 빚은 전통음악의 매력
이강은 2023. 11. 13.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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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2019년 이후 4년 만에 개최되는 국립국악원과 대만국악단의 교류 공연 첫날, '아리랑 환상곡'이 국악관현악 선율에 실려 나왔다.
다음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대만으로 가 공연한다.
치앙 칭포 지휘자는 "대만국악단과 국립국악원은 공통적으로 전통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공연으로 양국이 시너지(동반 상승) 효과를 일으키고 새로운 창작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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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2019년 이후 4년 만에 개최되는 국립국악원과 대만국악단의 교류 공연 첫날, ‘아리랑 환상곡’이 국악관현악 선율에 실려 나왔다. 이 곡은 한국의 대표 민요 ‘아리랑’을 북한 작곡가 최성환이 1976년 환상곡풍으로 만든 것이다. 국립대만국악단 음악감독 치항 칭포 지휘 아래 각각 보라색과 검정색 의상을 입은 대만국악단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연주자들의 조화로운 연주는 환상적이었다. 두 악단의 전통악기와 소리는 닮은 듯 다른 인상을 풍기며 연주 완성도를 높였다. 공연 제목인 ‘화이부동(和而不同)’과 잘 어울렸다.
이어 대만 작곡가 린신핀이 강원도(‘한오백년’)와 경기도(‘도라지’) 민요에서 착안해 지은 ‘강원도-관즈와 피리를 위한 이중 협주곡’ 연주 역시 애잔하면서도 따뜻한 음색으로 심금을 울렸다. 특히, 임규수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악장과 추이 저우순 대만국악단 태평소 수석이 각각 연주한 피리와 관즈 소리가 진한 여운을 남겼다. 추이저우순은 첫날 공연 전 기자간담회에서 “관즈는 피리에 기반을 둔 악기지만 전승되는 과정에서 이름과 재질이 달라졌다”며 “피리는 노래하는 듯 편안한 느낌을 주는 반면 관즈는 강한 연주를 선보이는 데 적합하다. 여기에 각국의 문화적 배경이 더해지니 두 악기가 다른 소리를 내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합동 무대로 진행된 이날 공연에선 이 외에도 양국 전통악기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이현-해금과 얼후를 위한 협주곡’(최지혜 작곡), 한국 사물놀이와 대만 전통 타악기 중심의 ‘Vive les Percussions!’(홍치엔후이 작곡) 등이 연주됐다. 김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해금 수석은 “해금과 얼후는 외형은 비슷하나 악기의 재료와 주법이 다르다”며 “얼후는 부드러운 소리를 내고 빠른 악장에 자연스럽다면, 해금은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며 깊은 소리를 표현하는 데 용이하다”고 했다.
11일에는 대만국악단이 대만 산지의 차를 수확하고 운반하는 자연을 묘사한 옌민취 작곡의 ‘로이 실 차’ 등 대만국악단의 대표곡들을 단독 공연으로 선보였다.
두 나라 악단은 2018년 교류공연 업무협약을 맺고 2018년 대만과 2019년 한국에서 각각 초청 공연을 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미뤄졌다가 올해 재개됐다. 다음달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대만으로 가 공연한다. 양 측은 이번 교류 공연이 전통음악의 보존과 발전적 계승에 관한 고민을 공유하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이다. 치앙 칭포 지휘자는 “대만국악단과 국립국악원은 공통적으로 전통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음악을 창조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번 공연으로 양국이 시너지(동반 상승) 효과를 일으키고 새로운 창작을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대만과 한국 모두 민족 음악의 특성을 살리면서 세계인이 공감하는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이 과제”라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음악을 이해하는 시간을 통해 동북아권 음악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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