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18살 이강인이 K리거였다면...지금처럼 성장했을까?" 어린 선수들 소극적 기용 지적했다 [일문일답]

박재호 기자 2023. 11. 1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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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박재호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이강인. /사진=대한축구협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위르겐 클리스만(59)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어린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출전 가능한 K리그 환경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을 위해 서울 소재 호텔에서 모인 뒤 목동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첫 훈련을 실시한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16일 싱가포르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선 1차전을 치른 뒤 중국으로 건너가 21일 중국과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2차전을 치른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3월, 6월, 9월, 10월까지 총 4번의 소집을 통해 A매치 8경기를 치렀다. 이젠 친선전이 아닌 월드컵 진출이 걸린 본격 실전 무대에 돌입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대표팀 소집을 앞둔 오전 11시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온라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는 "다시 뵙게 돼 기쁘다. 지난 10월 2연전에 긍정적인 결과를 갖고 이번 소집에 임하지만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 분명히 싱가포르와 중국과 2연전은 쉽지 않을 거다. 한국 언론에서 쉬운 상대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축구에서 쉬운 상대는 없다. 최근 전북 현대는 라이언 시티에 지고 바이에른 뮌헨도 3부 팀에 지기도 한다.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난다고 얘기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번 11월 명단은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등 유럽파가 포함된 최정예로 꾸려졌다. 지난 10월 명단 중 필드 플레이어는 수비수 김주성(FC서울)만 제외되고 골키퍼 김준홍(김천 상무)이 송범근(쇼난 벨마레)으로 바뀌었을 뿐 거의 변화가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눈여겨 보고 있다면서 이들이 기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U-20 월드컵 4강에 진출했던 어린 선수들 대부분이 김지수 등 좋은 유럽팀으로 간 사례 말고 지금 K리그에서 경기를 뛰고 있는지 의문이다. 18살 이강인이 K리그에서 뛰었다면 경기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었을지 질문을 드리고 싶다. 스페인에서 뛰면서 지금의 성장을 이뤘다. K리그를 보면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많이 받는 거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클린스만 감독은 싱가포르전 준비, 잦은 해외 출국, 아시안컵 우승 목표 등 여러 이슈에 대해 긴 이야기를 털어놨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 일문일답
-지난 평가전에서 베트남전을 제외하곤 대승이 없었다. 공격 축구의 경쟁력을 갖췄다고 생각하는가?

▶대표팀 감독은 항상 선수들의 능력을 100% 발휘할지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중요하다. 부임 후 어린 선수들이 성장했다. 예를 들어 이강인이다. 6개월 전과 후는 완전 다른 선수가 됐다. 무엇보다 PSG에서 잘 뛰고 있다.

나는 어린 공격수들이 좀 더 저돌적인 모습을 요구한다. 손흥민, 황희찬뿐 아니라 제 친정팀에서 뛰는 정우영도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이 발전한다면 대표팀에도 도움일 될 것이다.

제가 생각했을 때 대표팀의 가장 좋았던 경기력은 콜롬비아전이다. 이런 경기력을 계속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

클린스만호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이 월드컵에는 계속 진출하지만 아시안컵 같은 토너먼트에서 약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어떤 대표팀이든 월드컵 같이 큰 대회가 끝나고 새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우리는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다. 일본, 호주, 중동 팀등 좋은 팀들이 많지만 4강이 아닌 우승이 목표다. 이처럼 명확하게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싱가포르전 대비책은 무엇인지.

▶일단 수비적으로 내려서고 수준 차가 나는 상대와 경기할 땐 시작부터 우리 템포를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 지난 베트남전도 많이 화가 났던 것은 시작하자마자 3~4번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싱가포르전도 마찬가지로 선제골이 언제 터지는지 중요하다. 전북을 이겼던 라이언시티 선수 8명 정도가 싱가포르 대표팀에 포함됐다. 저 역시 이번 경기가 기대된다.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이기제.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진수. /사진=대한축구협회
-월드컵 예선과 아시안컵 준비하는 과정에서 좀 더 실험하거나 보완이 필요한 포지션이 있는가?

▶양쪽 윙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공감한다. 우리 코치진도 심도 있게 논의 중이다. 이기제, 김진수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나이가 좀 있다. 설영우도 좀 더 경험을 쌓아야 한다. 코치진과 포지션당 3명의 선수를 올려놓고 고민과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고민은 지도자로서 행복한 일이기도 하다.

어린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U-20 월드컵 4강에 진출했던 어린 선수들이 김지수 등 좋은 유럽팀으로 간 사례 말고 지금 K리그에서 경기를 뛰고 있는지 의문이다. 18살 이강인이 K리그에서 뛰었다면 경기 출전 기회를 받을 수 있었을지 질문을 드리고 싶다. 스페인에서 뛰면서 지금의 성장을 이뤘다. K리그를 보면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많이 받는 거 같지 않다.

가령 페네르바체를 거쳐 세르비아 노비 파자르에서 뛰고 있는 조진호 선수를 지켜보고 있다. 20세 이하 최종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유럽에서 성장하고 있다. K리그뿐 아니라 해외서도 이런 선수들의 성장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설영우.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부임 초기 '재택근무' 논란이 됐는데 계약상 대한축구협회와 안 맞는 부분이 있었는지, 억울한 부분은 없었는지 알고 싶다.

▶협회와 오해는 전혀 없었다. 명확하게 제가 일하는 방식을 협회에 이야기했다. 다만 처음에 팬들과 오해가 좀 생겼고 이 오해를 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 것 같다. 우리 선수들 70%가 유럽에서 뛰고 있다. (해외 출장 등) 제가 일하는 방식이 바뀌지 않을 거다. 바뀐다면 진정한 제가 아니다. 협회 회장님과도 명확하게 제가 일하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해외 출장을 지속적으로 갈 것이다. 가령 내년에 싱가포르 월드컵 원정을 치르는데 이번에 제가 싱가포르에 가지 않았다면 현지 분위기를 몰랐을 것이다.

미국 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늘 해외로 떠났다. 구단 내부자와 좋은 네트워크를 쌓는 게 중요하다. 늘 국제적인 시야를 갖고 일해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제 업무 방식 때문에 주목을 받았지만 팬들에게 늘 설명을 했고 이제 어느 정도 (팬들이)이해를 한다고 생각한다. 100% 최선을 다해 대표팀에 쏟아붓겠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 알지만 각자 생각하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가 일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축구도 어떤 다른 분야와 같다. 의료, IT 등 분야와 같다. 빠르게 바뀌는 흐름을 캐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사하게도 난 FIFA 기술위원, UEFA 기술위원을 하면서 각 팀 지도자들과 관계를 맺고 소통을 하고 있다. 많은 대표팀 감독들이 전술을 챔피언스리그에서 배우려고 한다. 펩 과르디올라,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전술을 배운다. 저는 감사하게도 이분들과 가깝게 지내면서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 팀과 관련된 업무를 보면서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유럽 출장도 좋지만 국내파 대표 선수들도 존재한다. 코칭스태프가 어느 정도 K리그에 관여하는가?

▶당연히 K리그도 지켜보고 있다. 차두리 코치와 함께 K리그 현장에 가고 제가 유럽에 가 있을 때는 차두리 코치가 늘 지켜본다. 어린 선수들을 주로 지켜보고 있다. 내부적으로 충분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전에 아이디어를 냈던 대한축구협회 유럽 지부에 대한 계획은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을 위해 행정과 의료적 지원을 한다면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많은 인력이 필요한 건 아니다. 아시안컵이 끝난 후에 협회장과 임원들과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싶다. 현재는 아시안컵과 월드컵 예선에 집중하고 싶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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