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 응시 男에 "女 뽑을까 男 뽑을까" 면접 질문…인권위 "성차별"

인권위 "고정관념 전파, 남성 응시자 자신감 저하"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30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2023년 제15차 전원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10.30/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임윤지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채용 면접 과정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시행하라고 13일 B도의회 사무처장에게 권고했다.

남성인 A씨는 B도의회가 모집한 사무보조원(비서실)직에 지원해 서류전형 합격 후 면접시험에 응시했다. 그러나 면접위원이 "비서 직무인데 여성을 뽑을까, 남성을 뽑을까"라는 등의 질문을 했는데 이는 남성 응시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했다.

B도의회 사무처장 측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A씨가 업무에 임할 각오가 돼있는지 확인하고자 한 것일뿐 성차별 의도가 없었고 응시자별 득점 결과를 볼 때 A씨에게 불이익을 준 질문으로 보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나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A씨에게 비서직 업무에 여성과 남성 중 누가 채용될 것 같은지 물은 것은 남성 응시자에게 유리하지 않은 채용 결과를 전제·예견하는 질문이라고 판단했다. 여성이 다수를 차지하는 비서 직종의 고용 현황을 감안할 때 성별을 이유로 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면접위원에게 성별 직무가 구분돼 있다는 고정관념을 전파해 남성 응시자를 합격시키는 데 부정적 시각을 갖게 할 우려가 있고 해당 질문을 받은 응시자는 면접 압박감이 높아지고 자신감이 저하돼 채용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인권위는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게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immun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