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M당은 민주당 아니다[이용식의 시론]
이재명 친위대 변신한 민주당
민주주의 수호 않고 되레 위협
김대중 노무현 정신에도 역행
탄핵안 재발의는 野 의원 떼법
당 장악 못하면 잃는 것 많은 李
재명당 선언하고 심판 받아야
정통 민주당은 이미 죽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원조인 신익희·조병옥·장면의 민주당은 1955년 반공과 반독재, 대의정치와 책임정치를 기치로 내걸고 출범했다. 부칙 한 줄로 당시 대통령(이승만)에 한해 중임 제한을 없앤 제2차 개헌(사사오입 개헌)에 반발한 세력이 뭉친 1세대 야당이다. 제2기 민주당은 1970년대 들어 과감한 세대교체와 함께 시작됐다. 김영삼·김대중·이철승의 40대 기수론은 신민당과 신한민주당으로 이어지며 유신과 전두환 정권에 맞섰고, 1987년 민주화의 주역이 됐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은 제3기로 볼 수 있다. 광주민주화운동 뒤 반미와 주체사상 유입 등의 영향으로 반공에서 친북으로 기울었지만, 자유민주주의와 한미동맹에서 이탈하지 않았다. 김대중은 “피해 당사자가 화해 적임자”라며 박정희·전두환과의 화해에 앞장섰고, 친일 비난을 무릅쓰고 한일관계 발전도 이뤄냈다. 노무현은 야당에 대연정을 제안할 정도로 통합을 희망했고 “미국 바짓가랑이” 운운할 만큼 미국과 개인적 거리감이 있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이라크 파병, 제주 해군기지를 결단했다. 선거에 지더라도 명분과 원칙을 지킴으로써 패배 후의 희망까지 잃어선 안 된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체제의 더불어민주당은 제4기에 해당하는데, DNA가 바뀌었다. 문재인은 미국·일본보다 북한·중국 편에 섰다. ‘자유’를 제거하는 개헌도 시도했다. 중국을 “높은 산봉우리”라며 “중국몽에 함께 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은 주한 중국 대사를 만나 “중국 패배에 베팅하면 반드시 후회” 등의 훈시까지 들었다.
급기야 민주당은 ‘이재명의,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정당’ 지경에 이르렀다. 인재영입위원회가 아닌 인재위원회를 신설해 이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았다. 외부 인사 발탁은 뒷전이고, 총선 공천 이전에 친위그룹으로 내부 교통정리를 마치겠다는 취지다. 이러니 “당내 민주주의 와해” “공산당 같다”는 비명계의 비명이 나온다.
최근 탄핵소추 사태는 민주주의와 삼권분립도 위협한다. 민주당의 탄핵소추안은 ‘파면할 정도로 중대하고 구체적인 위헌·불법’과는 거리가 멀다. 해당 검사가 이재명 관련 사건을 수사하지 않았다면 탄핵소추에 나섰겠는가. 검사 권한 정지와 수사 방해가 목표라는 분석이 타당하다. 재판이 불리하면 판사 탄핵에도 나설 태세다. ‘본회의에 보고된 때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탄핵소추 여부를 무기명투표로 표결한다’는 국회법 제130조는 다른 해석이 필요 없을 만큼 명료하다. 그런데도 소추안 철회와 재상정을 우긴다. 사사오입 개헌 행태보다 덜하지 않다. 이런 식이면 ‘민주당 떼법’이 헌법과 국회법 위에 선다.
민주당은 이제 민주주의를 수호하긴커녕 위협한다. 21세기 연성 독재는 대개 총칼이 아니라 다수결과 여론조작을 통해 이뤄진다. 러시아의 푸틴, 튀르키예의 에르도안, 헝가리의 오르반이 대표적이다. 정치 철학과 노선 측면에서도 역대 민주당은 상상도 못 할 만큼 타락했다. 김대중은 대선 패배 뒤 정계 은퇴를 하고 국민의 부름을 기다렸다. 비주류가 위축되지 않도록 배려했다. 노무현은 험지 출마 등 궂은일에 앞장서 ‘바보’ 별명까지 얻었다. 이 대표에게는 그런 정치적 인간적 염치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나 이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 여권 난맥상을 보면, 내년 총선에서 이기고 차기 대선에 도전할 수도 있다. 민생 어려움과 사회 갈등이 커지면 포퓰리즘이 잘 먹히고, 자신의 사법적 도덕적 리스크는 뒷전으로 밀린다. 가장 큰 장애물은 검찰과 법원인데, 이번 탄핵소추 사태를 통해 대응 방법을 찾았다. 의석을 다소 잃는 한이 있더라도 민주당을 친위대로 재편하는 일이 급선무다. 당 장악에 실패하면 당장 모든 것을 잃기 때문이다.
반세기 이상 국민 사랑을 받아온 민주주의 대들보 정당의 적통은 끊겼다. 정통 민주 세력의 대의와 품격은 이재명(JM) 당과 양립할 수 없다. 개딸 중심 정당을 내걸고 심판 받는 게 그나마 명실상부한다. 오랜 민주당원과 많은 국민에겐 시 ‘님의 침묵’이 맴돌 것이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이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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