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도자미술관 소장 ‘분청사기상감연화문뿔잔’[국외소재문화재재단의 세계 속 우리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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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일본 오사카(大阪)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는 아주 재미있는 술잔이 있다.
물소의 뿔처럼 생긴 '분청사기상감연화문뿔잔'으로 이 잔은 전주 출신 재일교포 이병창(1915∼2005) 선생이 한일 우호 친선과 재일 한국인의 지위 향상을 희망하며 1999년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 기증한 한국 도자기 301점 중 하나다.
뿔잔은 원래 짐승 뿔로 만든 술잔을 말하지만, 도자기나 금속기로 비슷하게 만든 잔도 뿔잔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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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퇴근길 뜨끈한 국물과 술 한잔 생각나는 겨울이 어느새 성큼 다가왔다. 술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 한둘 없는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술은 한국인의 오랜 단짝 친구이며, 그런 만큼 다양한 술 문화가 형성됐다.
일본 오사카(大阪)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는 아주 재미있는 술잔이 있다. 물소의 뿔처럼 생긴 ‘분청사기상감연화문뿔잔’으로 이 잔은 전주 출신 재일교포 이병창(1915∼2005) 선생이 한일 우호 친선과 재일 한국인의 지위 향상을 희망하며 1999년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에 기증한 한국 도자기 301점 중 하나다. 뿔잔은 원래 짐승 뿔로 만든 술잔을 말하지만, 도자기나 금속기로 비슷하게 만든 잔도 뿔잔이라고 부른다. 밑이 뾰족해 세우기 어려우니 따로 받침을 만들거나, 직접 굽다리를 붙여 사용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삼국시대 유적에서 제사나 매장 의식 등 특수 의례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고, 조선 시대에는 국가의례에서 ‘벌주잔’으로 사용됐다.
‘세종실록’ 오례의에 따르면 임금이 신하와 함께 활을 쏘는 군사의례인 ‘대사례(大射禮)’에서 진 신하에게는 뿔잔에 벌주를 담아 마시게 했다. 대사례는 성종 때 처음 실행됐는데, 이 잔은 성종 때보다 앞선 조선 전기에 제작된 것으로, 대사례가 본격적으로 실행되기 전 단계의 제작 양상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추정된다. 이 ‘분청사기상감연화문뿔잔’에는 어림잡아 소주 한 병은 넉넉히 들어가는데, 이는 내로라하는 주당도 단번에 들이켜기 힘든 양이다. 임금이 내리는 벌주를 감히 신하가 찔끔찔끔 마시거나 물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을 터, 실제로 뿔잔에 담긴 벌주를 한 번에 들이켠 신하가 임금에게 실수를 하는 등 재미난 일화들이 전한다. 유교적 대의명분을 중시하던 조선 왕실에서 ‘뿔잔’은 인간미 풀풀 넘치는 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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