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3일 전 ‘타이타닉 일등석’ 저녁 메뉴는? 낙찰된 차림표 보니

조윤영 2023. 11. 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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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2년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3일 전 일등석 승객들이 먹은 만찬의 메뉴다.

12일(현지시각) 비비시(BBC)는 전날 영국 경매 업체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이 주관한 경매에서 1912년 4월11일 저녁 타이타닉호 일등석 승객에게 제공된 차림표가 8만4000파운드(약 1억3560만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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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서 약 1억3560만원에 팔려
11일(현지시각) 영국 경매 업체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이 주관한 경매에서 1912년 4월11일 저녁 타이타닉호 일등석 승객에게 제공된 차림표가 8만4000파운드(약 1억3560만원)에 낙찰됐다.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 누리집 갈무리

‘굴, 홀란다이즈 소스를 곁들인 연어, 소고기, 빅토리아 푸딩…’

1912년 타이타닉호가 침몰하기 3일 전 일등석 승객들이 먹은 만찬의 메뉴다.

12일(현지시각) 비비시(BBC)는 전날 영국 경매 업체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이 주관한 경매에서 1912년 4월11일 저녁 타이타닉호 일등석 승객에게 제공된 차림표가 8만4000파운드(약 1억3560만원)에 낙찰됐다고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각) 영국 경매 업체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이 주관한 경매에서 1912년 4월11일 저녁 타이타닉호 일등석 승객에게 제공된 차림표가 8만4000파운드(약 1억3560만원)에 낙찰됐다.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 누리집 갈무리

당시 만찬은 타이타닉이 아일랜드 퀸스타운을 떠나 미국 뉴욕으로 향하던 중 제공됐다. 타이타닉호는 그로부터 3일 뒤인 1912년 4월14일 북대서양에서 빙산에 부딪혀 침몰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2224명 가운데 1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가로 11㎝, 세로 16㎝ 크기의 차림표에는 굴, 연어, 소고기, 새끼 양, 닭고기, 오리에 이어 뿌리채소인 파스닙 퓌레를 곁들인 밥과 삶은 감자까지 다양한 요리가 적혀 있다.

디저트로는 살구와 프랑스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빅토리아 푸딩이 제공됐다. 빅토리아 푸딩은 밀가루, 계란, 잼, 브랜디, 사과, 체리 등 재료와 향신료를 섞어 만든 요리다.

11일(현지시각) 영국 경매 업체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이 주관한 경매에서 1912년 4월11일 저녁 타이타닉호 일등석 승객에게 제공된 차림표가 8만4000파운드(약 1억3560만원)에 낙찰됐다.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 누리집 갈무리

차림표 상단에는 타이타닉호를 만든 선박회사 화이트스타라인의 빨간색 깃발 로고가 도드라지게 새겨져 있다.

차림표 곳곳에는 물에 얼룩진 흔적이 남아 있다. 이 경매업체 관리자인 앤드루 알드리지는 비비시에 “바다에 빠졌던 생존자의 물건이거나 사망자의 주검에서 수습한 물건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차림표는 캐나다 노바스코샤의 역사학자 렌 스티븐슨이 소장한 1960년대 사진 앨범에서 발견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알드리지는 “전 세계 박물관과 타이타닉호 관련 물품 수집가들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어디에서도 4월11일 일등석 승객들에게 제공된 만찬 차림표는 찾을 수 없었다”며 “대부분은 배와 함께 가라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일(현지시각) 영국 경매 업체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이 주관한 경매에서 1912년 4월11일 저녁 타이타닉호 일등석 승객에게 제공된 차림표가 8만4000파운드(약 1억3560만원)에 낙찰됐다. 헨리 알드리지 앤드 손 누리집 갈무리

타이타닉호 일등석 승객들에게 제공된 차림표가 경매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2년 타이타닉호 일등석 승객들에게 제공된 마지막 점심 차림표는 12만달러(약 1억5864만원)에 낙찰됐다. 2015년 타이타닉호 일등석 승객들에게 제공된 마지막 만찬 차림표는 11만8750달러(약 1억5701만원)에 팔렸다. 당시 만찬 차림표에는 굴, 소고기, 오리 등이 적혀 있었다. 디저트로는 월도프 푸딩과 복숭아를 얹은 샤르트뢰즈 젤리를 제공했다.

일부에선 타이타닉호에서 발견된 물건을 개인이 소장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해리 베넷 영국 플리머스대 해양사 부교수는 지난 9일 뉴욕타임스에 “희생자 주검에서 수습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판매하는 것은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귀결된다”며 “이런 물건들은 개인이 소장하는 것보다 박물관에 있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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