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곳곳 반유대주의 타파 시위···마크롱 “유대인 시민들 두려움에 떨어선 안 돼”

정원식 기자 2023. 11. 1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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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반유대주의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UPI연합뉴스

일요일인 12일(현지시간) 프랑스 곳곳에서 반유대주의에 항의하는 대규모 거리 행진이 열렸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프랑스 파리, 스트라스부르, 리옹, 마르세유 등 프랑스 주요 도시에서 반유대주의를 비판하는 대규모 거리 행진이 열렸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파리에서만 10만5000명, 전국에서 18만2000명이 행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파리 시민들은 “우리는 모두 프랑스 유대인이다” “다시, 지금은 절대 안된다” 등 구호가 적힌 팻말과 이스라엘·프랑스 국기를 들고 센강 좌안부터 에드몽 로스탕 광장까지 2.4㎞를 행진했다.

이날 시위에는 좌파 성향 정당 대표들과 함께 극우 성향 국민연합(RN) 소속 마린 르펜 의원도 참석했다. 부친이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생존자인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맨 앞에서 행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와 니콜라 사르코지 등 전 대통령들과 전직 총리 5명, 배우 내털리 포트먼과 샤를로트 갱스부르도 이날 행진을 함께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거리 행진이 벌어지기 전 르파리지앵에 게재한 글에서 “우리 유대인 시민들이 두려움에 떠는 프랑스는 프랑스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행진에 직접 참석하진 않았다.

극좌 성향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국민연합이 참석한 반유대주의 타파 시위는 “학살을 무조건 지지하는 친구들의 모임”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약 50만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이슬람·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최근 한 달 동안 나치 시절 유대인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됐던 ‘다윗의 별’ 낙서가 파리 시내 건물 곳곳에서 발견되는 등 최소 1240건의 반유대주의 행위가 신고됐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539명이 반유대주의 범죄 혐의로 체포됐다.

이날 시위는 파리에서 수천명이 모여 “가자지구 학살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인 다음날 열렸다. 프랑스 인구의 약 10%인 600만명이 무슬림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날 영국 런던에서는 경찰 추산 30여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을 규탄하고 휴전을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시위는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진행됐다.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대를 공격하려던 이들이 경찰과 충돌해 무더기로 연행되기도 했다.

이외에 벨기에 브뤼셀, 독일 베를린과 뮌헨에서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열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 영국 ‘최대 규모’ 친팔레스타인 집회…세계 곳곳서 번지는 시위
     https://www.khan.co.kr/world/world-general/article/202311121427001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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