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돈으로 클래스를 살 수 없다

이솔 기자 2023. 11. 1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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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1 선수단, 사진=라이엇 게임즈 이스포츠

(MHN스포츠 이솔 기자) 맨시티가 트레블을 들어올리고, 사우디의 축구-골프가 각각 EPL-PGA의 권위에 도전하고 있는 현 새대. 모두 '돈'으로 이룩한 명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스포츠에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바로 어제(12일) 오후 9시까지 부산광역시 동래구 사직동에 위치한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4강 결과가 이를 증명했다.

- '클래스' 앞에 꺾여버린 '골든 로드'

골드(금), 흔히 부와 재물을 상징하는 패물들 중 다이아몬드와 더불어 으뜸으로 꼽히는 보석이다. 부와 재물로 이루어진 '골든 로드(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하던 징동. 그러나 T1의 클래스를 꺾어내지는 못했다.

징동은 지난 2023년 봄, 라이벌 팀 탑 이스포츠(TES)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나이트를, 그리고 젠지의 심장인 룰러를 막대한 연봉을 주고 데려왔다. 일각에서는 주전 5인 선수단의 연봉 총합이 200억을 넘는다는 소문도 돌고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호화로운 스쿼드였다.

징동의 스쿼드는 곧바로 '돈 값'을 해냈다. 리그는 물론,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2023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징동 역사상 첫 국제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꿈만 같은 이야기였다.

롤드컵도 그럴 것만 같았다. 8강에서는 비록 일격을 허용하기는 했으나, KT롤스터의 날카로운 분전을 부드럽게 덮어버리며 '역시 징동'이라는 이야기가 돌게 했다.

그러나 롤드컵의 역사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롤의 초대 황제 격인 프나틱-TPA는 물론, SKT 왕조, 삼성 화이트, 젠지, 담원, DRX. 모두 '돈'에 초점이 맞춰진 스쿼드는 아니었다. 오히려 프렌차이즈 스타인 페이커, 베릴, 표식 등 돈으로도 살 수 없던 선수들의 꿈이 한 데 모여 만들어진, 염원이 담긴 스쿼드였다.

지난 12일 펼쳐진 JDG-T1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는 T1이 아닌, LCK와 롤을 대표하는 '롤의 황제' 페이커가, 자신의 별명에 걸맞는 아지르의 궁극기, '황제의 진영'으로 도전자 룰러를 무너트린 순간. JDG의 골든 로드는 완벽히 부서졌다.

웨이보 게이밍 선수단, 사진=라이엇 게임즈 이스포츠

- 그 앞에 선 또 하나의 '골든 로드'팀, WBG

물론 진정한 의미의 골든 로드(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아니다. 하지만 징동, LNG, BLG와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 막대한 재물을 투자한 또 하나의 팀, 웨이보 게이밍이 T1에게 '돈으로 클래스를 살 수 있다'고 외치고 있다.

이번 시즌 웨이보 게이밍은 탑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을 갈아치웠다. 물론 탑 라이너 더샤이는 중국의 최상위 연봉 수령자로 알려져 있으며, RNG의 심장 샤오후, LNG의 '최후의 보루' 라이트, '롤드컵 우승자' FPX의 살림꾼 크리스프 등 결코 '값싼 스쿼드'라고 부를 수 없는 선수단을 구성했다.

그러나 WBG에도 '롤드컵 우승자의 자격'은 있다. 바로 돌고 돌아 원 소속팀, 수닝으로 돌아온 정글러 '웨이웨이' 웨이보한이 팀의 사상 첫 롤드컵 우승을 노린다.

웨이보 게이밍(WBG)은 웨이보가 수닝을 인수해 리브랜딩한 팀이다. 웨이웨이는 소프엠 이전 수닝에서 정글러 해커와 함께 활약하며 성장했다. 이후 원거리 딜러로 포지셔닝 변경도 해보고, V5와 BLG를 전전했지만, 이렇다 할 긍정적인 결과는 없었다.

그 암흑기를 거쳐 웨이웨이는 이번 시즌 자신의 친정팀 WBG(전 수닝)에서 롤드컵 우승을 꿈꾼다.

물론 WBG는 '사상 첫 결승'은 아니다. 수닝 시절 이미 담원 게이밍(현 디플러스 기아)와 칼을 맞댄 이력이 있으며, 당시 '빈' 천쩌빈의 처절한 공세를 부드럽게 돌려세운 담원 게이밍이 우승컵을 차지하는 것을 봐야 했다.

3년만에 다시 돌아온 WBG, 그리고 iG시절 이후 5년만에 다시 결승에 도전하는 더샤이.

그들은 오는 1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펼쳐지는 2023 리그오브레전드 월드챔피언십 결승전에서 'T1의 클래스'를 무너트리고 JDG가 이루지 못한 '골든 로드'의 방점을 찍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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