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콜레스테롤만 골라 ‘싹둑’…세상에 없던 유전자가위 치료제 나오나
버브테라퓨틱스, 치료제 임상실험 확대 추진
미국의 생명공학기업 ‘버브테라퓨틱스’와 미국 하버드대 메사추세츠종합병원 공동연구팀은 12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리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 학술대회’에서 “높은 LDL 수치를 보였던 환자 3명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치료했다”는 연구결과를 보고했다.
유전자 편집기술은 특정 유전자에만 결합하는 효소를 이용해 원하는 DNA 부위를 정확히 자르는 유전체(한 생명체가 지닌 DNA 전체) 교정 기술이다. 여러 유전자 편집기술 중 2012년 등장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빠른 속도와 높은 정확도로 생명과학의 판도를 바꿀 신기술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크게 DNA를 절단하는 가위 역할을 하는 ‘캐스나인(Cas9)’과 절단 해야할 부위를 알려주는 ‘가이드 RNA’로 구성된다.
버브테라퓨틱스 연구팀은 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활용해 LDL 콜레스테롤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PCSK9’를 유전자 교정했다. 이 단백질은 사람 간에 있다. 연구팀은 “간은 상대적으로 다른 장기에 비해 유전자 교정이 쉽다”며 “이 단백질을 표적으로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험 대상자 3 명은 고콜레스테롤혈증이란 질병을 앓고 있었다. 심장마비나 뇌졸중을 유발하는 이 질병은 단백질 PCSK9 유전자의 결함 때문에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 결함을 교정했다. 메신저리보핵산(mRNA) 기술을 활용해 유전자 결함을 고쳐줄 유전물질을 간에 배송하고, 결함을 치료하도록 했다.
그 결과 환자 3명의 평균 LDL 수치는 6개월 간 약 5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생체 내 유전자 교정이 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을 임상 단계에서 증명한 획기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와 관련해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수 많은 중증 질환 같은 질병을 막을 가능성을 보였지만 아직 사람에 대한 안정성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버브테라퓨틱스는 임상시험을 확대할 계획이다. 2025년부터 영국과 뉴질랜드에 있는 총 40명의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을 진행한다. 미국에서도 임상시험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규제 당국은 이에 대한 승인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카르 카티레산 버브테라퓨틱스 최고경영자(CEO)는 “가격이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일부 유전자 치료법보다 훨씬 더 저렴한 치료법이 될 것”이라며 “이 치료법은 질병을 예방하는데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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