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빚 못갚는 중소기업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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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 고금리 파도가 중소기업을 덮치고 있다.
대기업들이 양호한 신용등급,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이후에도 고금리 시대를 뚫고가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빚을 갚는데도 허덕이는 모습이다.
안정세를 찾아가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의 부실채권비율, 연체율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고금리 직격탄을 그대로 맞고 있다.
부실 관련 지표가 높아지고 있는 중소기업과 달리 대기업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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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비율도 상승곡선
불경기, 고금리 파도가 중소기업을 덮치고 있다. 대기업들이 양호한 신용등급,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이후에도 고금리 시대를 뚫고가는 반면 중소기업들은 빚을 갚는데도 허덕이는 모습이다. 안정세를 찾아가는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의 부실채권비율, 연체율은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고금리 직격탄을 그대로 맞고 있다.
▶대기업은 안정 찾아가는데...빚 못갚는 중소기업 갈수록 늘어=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지난 8월 말 0.55%를 기록, 전달(0.49%) 대비 0.06%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3년간 중소기업 연체율은 2021년 6월 말 0.31%에서 2022년 6월 말 0.24%까지 내려간 뒤, 그 후부터 줄곧 우상향 중이다.
중소기업은 연체율만 높아진게 아니다. 전체 총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 비중을 나타내는 부실채권(NPL)비율도 날이 갈수록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2021년 6월 0.65%였던 NPL비율은 지난해 9월 0.49%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다시 0.5%대로 진입, 지난 6월 말 0.57%까지 올라왔다.
부실 관련 지표가 높아지고 있는 중소기업과 달리 대기업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들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지난 8월 말 기준 0.13%을 기록했다. 지난해 3~4분기 0.05%대에 비해선 다소 오른 상태지만, 2021년보다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NPL 비율도 분기별로 보면 2021년 말 1.03%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고금리 상황에 실물 경기가 부진하면서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이 우선적으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은 재무 부담이 높아지더라도 양호한 신용도를 기반으로 채권 발행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다”며 “이자감면 등을 해주고 있지만, 경기상황이나 기업 자체의 개선세가 뒷받침되지 않다보니 각종 지원책에도 연체율이나 부실채권비율이 올라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전성 관리 나선 은행권, 대출은 조이고 연체율 더 오른다=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국내 은행들은 이미 가계 및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높아진 만큼 대출 문턱을 높이기를 예고한 상태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4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11로 전분기 대비 9포인트 내려갔다.
한은은 “대기업은 그동안 대출이 확대된 상황에서 대내외 경기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중립적인 태도가 나올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에 따른 리스크관리 강화로 금융사들의 대출 태도가 강화된 채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의 ‘종노릇’ 발언을 시작으로 정치권 및 금융당국에서 은행들의 상생금융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상황을 쉽게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5%대에 이르는 미국의 높은 기준금리가 미국의 소비와 기업 실적을 압박한다면 그 여파가 우리나라의 수출 정체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경기가 나빠진다면 결국 중소기업들이 먼저 타격을 입을텐데, 연체율 관리를 위해서라도 충당금을 쌓고 은행들도 보수적인 정책을 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경기 전망이 좋지 않은 만큼 건전성 관리와 상생금융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금융사들의 고민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라고는 표면적으로 말하지만, 그동안 높아진 연체율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사이에서도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대출 시장에서도 기업 간 양극화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
lu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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