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곡은 재발굴, 다양성이 매력”

2023. 11. 1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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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 곡을 시작하자, 12명의 입에서 두서 없는 '떴다 떴다'가 등장한다.

플로가 커버곡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이러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커버곡'에 대한 수요, 커버곡을 통한 스타 발굴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지난 8~9월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커버곡반 수업의 만족도는 평균 4.8(5.0 기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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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 매달 무료 ‘커버곡 크리에이터’ 강의
밴드 타틀즈·와이낫 보컬 전상규 참여
비틀스 트리뷰트 밴드인 타틀즈, 와이낫의 보컬 전상규는 ‘크리에이터스쿨 커버곡 2주 완성반’을 통해 커버곡 장인이 되는 비법을 알려주고 있다. 플로가 국내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최초로 누구나 커버곡을 올릴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며 개설한 무료 강좌다. [플로 제공]

“‘떴다 떴다 비행기’, 불러볼까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이 곡을 시작하자, 12명의 입에서 두서 없는 ‘떴다 떴다’가 등장한다. 음정은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지만, 문제는 박자였다. 작곡 전공생, 보컬 전공생도 함께 한 수업인 지라 참가자들도 다소 민망한듯 웃음이 터졌다.

비틀스 트리뷰트 밴드인 타틀즈, 와이낫의 보컬 전상규의 ‘크리에이터스쿨 커버곡 2주 완성반’. 플로는 지난 7월 국내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최초로 누구나 커버곡을 올릴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며 매달 무료로 ‘커버곡 크리에이터’ 강의를 진행 중이다. ‘커버(Cover)곡’은 다른 사람의 노래를 자신만의 음색으로 편곡해서 부른 노래를 말한다.

최근 서울 마포구의 스튜디오 돌핀에서 만난 전상규는 “커버곡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재미있는 현상”이라며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곡, 나와 맞다고 생각하는 곡이 무한대라는 장점으로 커버곡 시장이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커버곡의 가장 큰 매력은 ‘발견의 묘미’다. “미처 몰랐던 예전 노래를 발견하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다른 버전으로 찾아 듣는”(전상규) 재미가 크다.

이미 유튜브와 틱톡엔 무수히 많은 커버곡이 올라와 있고, 커버곡으로 스타가 된 사람들도 있다. 플로가 커버곡 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이러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커버곡’에 대한 수요, 커버곡을 통한 스타 발굴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플로에 따르면, 7월에 시작한 커버곡 서비스는 이미 1500곡 이상이 올라왔고, 커버곡을 들은 청취자들은 듣지 않은 사람들보다 원곡을 6~8배 더 청취했다.

창작자 입장에서 음원 플랫폼에서 올리는 커버곡의 강점이라면, 영상 촬영의 부담이 덜하다는 점이다. 다만 유료 이용자들이 음악을 듣는 공간인 만큼 ‘커버곡의 질’은 필수 요소다. 플로가 전상규에게 SOS를 보내 커버곡 강의를 시작한 이유다. 수업은 지난 8월 처음 시작됐다.

커버곡 수업에선 단지 ‘커버곡’을 넘어 음악 작업에 관한 A부터 Z에 이르는 모든 것을 속전속결로 알려준다. 보컬 레슨부터 녹음, 믹싱에 이르기까지 일타강사의 ‘맞춤형’ 강의다.

노래의 기본은 ‘보컬’이다. 미리듣기 30초 시대에 청취자를 사로잡기 위해선 나름의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영상 없이 음악으로만 승부하는 콘텐츠인 만큼 목소리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중요한 것은 각자의 완성도와 분명한 색깔이에요. 무엇보다 ‘미리듣기’ 시대이니 전주가 너무 길면 안되고요.”

수업은 2주 정도로 짧다. 음치가 ‘음악의 신’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상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없는 것이 있다”며 “음색, 음정, 음역대는 절대 못 바꾸나, 박자는 맞추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수업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지난 8~9월 수강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커버곡반 수업의 만족도는 평균 4.8(5.0 기준)이었다. 76.5%는 수업 이후 신규 커버곡 콘텐츠를 개설했다. 수업에선 8월엔 백예린의 ‘스퀘어’, 태연의 ‘그대라는 시’, 10월엔 다비치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를 다뤘다. 매달 수강생 중 한 명을 뽑아 전상규가 직접 녹음한 MR(노래 반주)을 주는 ‘특전’도 주어졌다.

수강생은 대부분 20~30대이지만 10대의 싱어송라이터 지망생도 있다. 자기 음악을 하고 싶은데, 많은 경험이 필요한 사람, 음악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공유하고 싶은 사람들이 강의를 찾는다.

전상규는 “9월 수업에선 아주 똘똘하고 반짝거리는 중학생이 왔는데, 알고보니 ‘너의 목소리가 보여’(엠넷) 우승자였다”며 “이런 친구들을 발굴해 가능성 있는 음악가로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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